7월 최저신용자 위한 햇살론카드 출시 준비
내년 대선 앞두고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 압박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마케팅비용 축소로 호실적을 거둔 신용카드사들이 최근 울상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박에 더해 하반기 연체 우려가 큰 '햇살론카드' 출시를 앞두고 있어서다.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의 정책에 최대한 협조한다는 계획이지만, 자칫 무분별한 카드발급 확대로 2003년 'LG카드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냔 우려도 나온다.
아직까지 카드사 연체율이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가 장기화할 경우 부실 가능성도 제기된다. 카드사들은 특히 연체율과 함께 추가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 압박에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의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1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카드사들은 오는 7월 '햇살론 카드' 출시를 준비중이다. 7월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24%에서 20%로 낮아지는데 따른 저신용자들을 위한 후속조치다. 신용관리교육을 이수하고, 최소한의 상환능력을 충족하면 최대 200만원 한도 내에서 신용카드를 신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2021.04.12 tack@newspim.com |
카드사들은 그러나 저신용자들에 대한 카드 발급이 연체율 증가로 이어질 것을 걱정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정부가 보증한다고 하지만 결국 연체율 증가와 부실 등을 최종 감당하는 것은 카드사"라며 "과거 LG카드 사태와 같은 일이 또 벌어지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9일 카드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햇살론 카드는 최저신용자 대상 상품임을 고려해 보증비율 100%로 운영될 예정이므로 연체시 카드업계의 부담은 매우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조만간 3년 주기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 원가분석에도 나선다. 여신금융협회는 삼성KPMG를 이르면 이번주 카드 가맹점 수수료 원가분석을 수행할 컨설팅 기관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이어 이달 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다음달 부터 논의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금융당국과 카드업계는 2012년 여신금융전문법 개정에 따라 3년마다 적격비용을 산정한다. 2015년과 2018년에 이어 올해 말 수수료율이 결정되면 내년부터 새 수수료율이 적용된다.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2007년 이후 총 12차례 인하됐다. 일반 가맹점에 대한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2007년 4.5%에서 3.6%로 조정된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카드사 관계자는 "2000년대 들어 이미 가맹점 수수료는 10여차례 내렸기 때문에 사실상 원가 이하라고 보면 된다"며 "관련 TF에서 카드사들의 사정을 고려한 합리적인 결정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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