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3차례 권고…경북대병원 '불수용'
"경력 인정은 기관 재량 행위"…인권위 "차별 행위"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경북대학교병원이 비정규직 경력을 인정하지 않는 채용 규정을 개선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권고를 거부했다.
인권위는 경북대학교병원장에게 직원들 입사 전 경력의 전문성과 업무 연관성을 판단하지 않고 비정규직 경력을 인정하지 않는 채용 제도를 개선하라고 권고했으나 거부당했다고 7일 밝혔다.
경북대병원은 서울 소재 병원에서 방사선사로 2년 동안 근무한 A씨 채용 당시 A씨의 2년 경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A씨가 2년 동안 비정규직이었다는 이유에서다.
경북대병원은 다른 병원 비정규직 경력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 한계와 서류 불일치, 위조 문제 등 정확성 판단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다. 또 채용 직원 경력 인정 범위를 정하는 일은 해당 기관 재량 행위라고 주장했다.
칠곡경북대병원[사진=뉴스핌DB] 2021.01.17 nulcheon@newspim.com |
이에 인권위는 경력에 대한 내용 분석 없이 단지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경력 인정 여부를 판단하지 않는 일은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A씨가 근무했던 서울 소재 병원은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한 상급종합병원으로 해당 병원에 공신력이 있으며 구체적 근거없이 서류 위·변조 우려가 있다는 입장은 차별적 처우의 합리적 이유가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인권위는 또 채용 직원 경력 인정 범위가 기관 재량 행위라는 주장도 반박했다. 직무수행 능력 등을 판단하지 않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경력을 차등 대우하는 일은 국가인권위원회법에서 규정하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합리적 이유 없는 고용상 차별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인권위는 "경북대병원에 총 3차례에 걸쳐 개선을 권고했으나 이를 지속해 불수용했다"며 "비정규직 근무경력을 이유로 한 고용상 차별이 해소되도록 보다 전향적인 자세와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이유가 있다고 판단해 관련 내용을 공표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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