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관행 뒤엎고 절연체 없앤 개발 통해 자기장 기록 깨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4월 수상자로 한승용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선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은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로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연구개발자에게 매월 수여하는 상이다.
한승용 교수는 초소형·초경량 무절연 고온초전도자석을 개발하고, 직류 자기장 세계 신기록을 달성한 것을 높게 평가받았다. 이를 통해 전기전자기반 산업의 경쟁력을 키울 뿐더러 초전도자석 연구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는 게 과기부의 설명이다.
한승용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1.03.31 biggerthanseoul@newspim.com |
비교적 높은 온도에서 전기저항이 0이 되어 많은 전류를 손실 없이 전송하는 고온초전도 현상은 항공기·선박 등에 필요한 대형전기추진시스템, 진단용 MRI 및 신약개발 분석장비, 신재생에너지 저장장치 등 산업 전반에 활용됐다. 다만, 순간적으로 초전도 특성이 사라지는 퀜치(Quench) 현상과 이에 따라 고온초전도자석이 타버리는 문제는 상용화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됐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고온초전도자석의 경우, 테이프 형태의 초전도선 사이에 절연체를 넣는 방식을 적용했다.
역발상으로 한승용 교수는 오히려 이같은 관행 대신 절연체를 없앤 '무절연 고온 초전도자석'을 세계 최초로 제안했다. 한 교수는 기존 세계 최고 성능의 초전도자석(총 무게 35톤) 대비 크기와 무게를 100분의 1로 줄인 초소형·초경량 초전도자석을 개발했다. 지난 20여 년간 깨지지 않았던 직류 자기장 최고 기록인 44.6 테슬라(Tesla)의 벽을 넘어 신기록인 45.5 테슬라를 달성할 수 있었다.
한 교수가 개발한 무절연 고온초전도자석은 크기가 직경 34㎜, 길이 53㎜에 불과하다. 그러나 기존 대비 50배 이상의 에너지 밀도로 설계돼 초고자기장을 효율적으로 발생시켜 다양한 산업적 응용이 가능하다.
이번 연구결과는 2019년 6월 13일 네이처(Nature) 본지와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소개됐다. 미국 핵융합 벤처기업 MIT-CFS가 한승용 교수의 특허에 기술료를 지불하고 차세대 초소형 핵융합 장치 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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