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대비 160%↑...시총 12조9285억원
"10년 뒤 기업가치 100조원 목표"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올해 기업공개(IPO) 대어급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유가증권시장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2배 가격으로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에 성공하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단숨에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28위(우선주 제외)에 올라섰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바이오사이언스는 시초가(13만원) 대비 가격제한폭(30.00%)까지 급등한 16만9000원에 장을 마쳤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날 개장과 동시에 공모가(6만5000원)보다 두 배 높은 13만원에 거래를 시작해 곧바로 상한가로 직행했다. 이후 장 마감까지 상한가를 유지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RX한국거래소에서 백신 개발·생산업체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2021.03.18 mironj19@newspim.com |
SK바이오사이언스가 증시 입성 첫날 따상을 달성하면서 공모주 투자자들은 1주당 10만4000원의 차익을 거둘 수 있게 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따상상'을 가게 되면 공모주 투자자들의 1주당 평가이익은 15만4700원으로 늘어난다.
시가총액도 상장 첫날부터 12조9285억원을 기록하며 하나금융지주와 포스코케미칼, KT&G 등을 제치고 코스피 시총 28위에 안착했다. 공모가 기준인 4조9725억원을 껑충 뛰어넘었다. 코스피 상장 바이오 기업 중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47조7711억원)와 셀트리온(39조4280억원) 뒤를 이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장 전부터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아왔다. 앞서 진행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275.47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을 예고했다. 이는 지난해 공모주 시장을 달군 빅히트(1117.25대 1), SK바이오팜(835.66대 1)보다도 높은 수치다.
그 뒤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 결과 63조6000억원 규모의 증거금을 끌어모으며 IPO 시장의 새 역사를 썼다. 카카오게임즈(58조5543억원), 빅히트(58조4236억원), SK바이오팜(31조원)을 뛰어넘는 기록이다.
여기에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상장일에 유통 가능한 물량이 적다는 점도 '따상'에 상당한 영향을 줬을 것으로 관측된다. 기관의 의무보유 확약 및 대주주 물량을 제외한 상장일 유통 가능 물량은 전체의 약 11.6% 수준이다. 지난해 SK바이오팜 상장 당시 유통 가능 물량은 13.1%였다.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 흐름 [사진=네이버금융] |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8년 7월 SK케미칼에서 분사해 설립됐다.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을, 노바백스와는 백신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맺으면서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노바백스로부터는 원천기술을 이전받아 국내에서 독점적으로 생산·허가·판매할 권리까지 가졌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586억원, 268억원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합성항원 방식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도 2개 개발하고 있다. 자체 개발 중인 'NBP2001'과 빌게이츠재단과 CEPI의 지원으로 개발하고 있는 GBP510은 각각 임상 1상,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와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개발을 위한 공동개발 협약을 맺고,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성장 가능성과 백신 개발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김지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CMO·CDMO 수주로 생산 경쟁력 입증했다"며 "코로나19 백신 생산업체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과 주요지수 편입, 자체 개발 코로나19 백신 1상 결과 발표 모멘텀으로 상장 이후 주가 업사이드가 클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CMO 사업을 영위하는 곳이기 때문에 신약을 개발하는 업체들보다 안정성 측면에서 더 낫다고도 볼 수 있다"며 "신약개발 업체들은 위험한 부분이 있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는 투자한 만큼 어느 정도 수익도 내고 있다. 오히려 SK바이오팜보다도 투자하기에 더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특수 이후 실적에 대해선 기대감을 다소 접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은 코로나 특수로 실적이 나오지만 백신 생산이 끝난 뒤인 2023년부터 이익 감소의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홍성원 DB자산운용 부장은 "사노피와 공동 개발 중인 백신이 나오는 게 2028년"이라며 "때문에 2023부터 2027년까지 (실적이) 빌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는 "10년 후 기업가치 100조원을 넘기겠다"며 "100조원을 달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세 가지라고 생각한다. 본 사업을 개발하는 것,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적절한 펀딩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업과 펀딩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 구성원이라고 생각한다. 이 세 가지를 잘 조화롭게 경영해 기업가치 100조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어 "한마디로 말하자면 글로벌 바이오 플랫폼 허브가 될 것"이라며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예방부터 치료까지 우리의 건강 증진을 위한 회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