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부터 2~3년뒤 신차 적용 배터리 신규 입찰
LG엔솔·SK이노, 수주 불투명
폭스바겐, 2022년 전세계 전기차 '1위' 전망
K-배터리 3사에 '각형' 사용 통보
[편집자] 독일 폭스바겐그룹이 자사 전기차에 공급할 배터리의 '자립'을 선언했다. 2030년까지 자사 전기차의 자체 배터리 탑재 비중을 80%까지 늘려가겠다는 것이다. 폭스바겐의 이같은 선언으로 국내 배터리 업계(K배터리)는 비상이 걸렸다. 특히 폭스바겐 최대 배터리 공급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당장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폭스바겐의 배터리 자립 선언의 노림수와 K배터리의 대응 과제를 짚어봤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독일 폭스바겐그룹의 '배터리 자립' 선언에 당장 연말부터 K-배터리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올해 3분기부터 향후 3~4년 뒤에 출시될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의 전기차 배터리 신규 입찰이 예고된 상태인데 여기에는 지난해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 기준 약 13%의 점유율을 차지한 폭스바겐의 물량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2030년까지 전기차 점유율 15%대를 목표로 하는 폭스바겐의 배터리 자립 선언으로 K배터리가 약 60조원의 수주액을 잃게 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지난 15일 첫 배터리데이 행사인 '파워 데이'(Power Day)에서 2023년부터 기존 파우치형 배터리 대신 각형 배터리를 적용하고 2030년 생산하는 전기차의 80%에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는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하며 폭스바겐을 고객사로 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에게 상당한 충격을 주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각각 폭스바겐 유럽과 미국공장의 배터리 납품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랄프 브란트슈타터 폭스바겐 브랜드 CEO[사진=폭스바겐] |
폭스바겐의 발표대로 2023년부터 파우치형 배터리 대신 각형 배터리를 적용한다는 것은 이제부터 신규 수주는 각형으로 하겠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은 실제로 '파워 데이' 발표를 앞두고 국내 배터리 3사에 향후 '각형'을 사용할 것이라고 통보하기도 했다.
폭스바겐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에 최대 고객사중 한 곳이다. 지난해 말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수주잔고는 150조원, SK이노베이션은 70조원으로 알려졌는데 이중 폭스바겐의 물량이 최소 20~35%로 추산된다.
물론 전기차 배터리는 수주 후 3~4년 뒤 출시되는 신차에 적용되기 때문에 당장 양상의 매출에 타격은 없다고도 해석되지만 당장 올해 3분기부터 신규 수주가 어려워진다면 얘기는 다르다.
더욱이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수요가 연평균 19% 성장해 2030년에는 자동차 시장에서 30%를 차지하며 2022년부터는 폭스바겐이 테슬라를 제치고 판매 1위 완성차 업체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부터 연말까지 전 세계적으로 100조원, 향후 2~3년간 400조원 규모의 차세대 배터리 입찰 발표가 나올 예정"이라며 "2028~2030년 전고체 배터리 도입 전까지 사용될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중 폭스바겐은 지난해 판매량 기준 약 13%의 점유율을 차지했는데 이를 2030년까지 15%로 높이겠다는 목표로 세우고 있다"면서 "배터리 수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60조원의 거래처를 잃게된 셈"이라고 덧붙였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