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실태점검 이후 적시 시정조치 미흡 과실
처분요구 수위 '촉각'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이르면 4월 옵티머스펀드 검사·감독 적정성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금융감독원이 긴장에 휩싸였다. 현재 과실을 지적하는 감사원에 입장을 적극 소명 중인 상황으로 전해진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옵티머스펀드 검사·감독과 관련해 소명을 요구하는 감사원에 의견을 제출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감사원이 금감원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부분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고 있는 단계"라며 "감사원 질의서와 금감원 답변서가 계속 오가는 중으로 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2020.05.11 angbin@newspim.com |
옵티머스펀드 관련 금감원 감사는 작년 12월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청구한 공익감사가 수용되면서 실시됐다. 감사원은 작년 7월부터 금감원 정기감사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여기에다 시민단체의 공익감사 청구를 받아들여 옵티머스펀드 관련 금감원의 검사·감독이 적절했는지 보다 면밀히 살피기로 했다.
당시 참여연대 등은 ▲금감원이 2019년 말~2020년 초 옵티머스펀드 문제를 인식했음에도 펀드가 계속 판매된 점 ▲금감원이 2018년 4월 옵티머스펀드 이혁진 전 대표의 진정민원을 각하처분한 점 ▲2017년 12월 금융위원회의 적기시정조치 유예결정 관련 금감원의 조력행위 의혹 등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감사원은 민원, 실태점검에 따른 시정조치를 적시에 하지 않은 부분에서 금감원의 과실이 있다고 보고 금감원에 답변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금감원은 이 전 대표가 7차례 민원을 냈음에도 조사에 나서지 않았고 2019년 말 사모펀드 실태점검 이후 옵티머스자산운용을 집중관리 대상으로 선정했음에도 작년 6월에야 현장검사에 나선 일을 지적받았다.
금감원은 결과를 소급 적용해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했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이번 감사원 처분요구 수위가 세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감사원은 감사 대상기관에서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변상·징계 또는 문책·시정·개선·권고·통보·고발 또는 수사요청 등의 처분 요구를 내린다. 그 수준이 셀수록 금감원 운신의 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채용비리가 적발된 2017년 감사 결과가 공공기관 재지정 논의 근거로 쓰인 게 대표적이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사모펀드 사태 이슈가 컸던 만큼 처분 수준이 셀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다"고 했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 결론이 가볍게 나올 가능성은 낮지 않겠느냐"며 "조직에 대한 제재는 합리적인 결과가 나오길 바랄 뿐"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금감원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는 이르면 4월 나올 예정이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지난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익감사 청구가 들어와 관련 사항이 늘어나 감사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리게 됐다"며 "위원회 의결까지 두 달은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빨라야 4월"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결론은 향후 금감원 소명, 대심·소위원회 등의 과정을 거쳐 확정된다.
한편 감사원 감사는 실지감사(현장 방문)→의견수렴→감사보고서 작성→감사보고서 검토 및 심의(관계인 의견진술·소명자료 제출, 대심·소위원회 개최 등 거쳐 감사위원회의에서 결과 의결)→감사보고서 시행 및 공개 준비→감사보고서 공개 순으로 진행된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