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지난해 철도 국제인증 6건 취득
중견·중소 최대 1억 지원…올해 예산 20억 확대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기차 간 간격이나 속도를 자동을 제어하는 기술이 국제 인증을 획득했다. 철도 관련 중소·중견기업은 국제표준 인증을 받기 위한 비용 부담 때문에 인증 절차를 꺼렸지만, 국토부의 지원으로 글로벌 수출 경쟁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는 2020년 총 6건의 국내 철도기술이 국제인증을 취득했다고 22일 밝혔다.
신우이엔지의 선로변 제어유니트 기술 개념도 [사진=국토교통부] |
신우이엔지는 작년 2월 국산 선로변 제어장치 기술(LEU, Line-side Electronic Unit)에 대해 국제안전성 규격 최고등급을 취득(SIL 4)했다. 해당 기술은 레일을 지나는 기차 간격을 제어하고 필요하면 속도도 조절한다. 열차와 철로 간 신호를 전송해 열차를 작동시키는 기술로, 거의 모든 철도에 적용돼 있다. 까다로운 발주처는 국제 인증을 요구하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은 수출에 제한이 있었지만, 관련 기술을 가진 국내 업체 중 신우이엔지가 처음 국제 인증을 획득하면서 수출이 더욱 용이해졌다.
국토부는 2018년부터 국내 유망 철도기술의 해외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해외 발주처가 요구하는 철도 관련 국제인증 취득에 소요되는 비용을 건당 최대 1억 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업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는 국제인증 취득 관련 교육 과정을 운영 중이다.
그 동안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시 국제안전성 인증(SIL) 등 국제인증 취득이 기술 진입장벽으로 작용, 해외 진출에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영세한 철도업체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국제인증을 취득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가 수주한 해외 사업에서 국산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고 외산 기술을 적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2017년 자카르타 경전철(LRT) 1단계 시공에 우리기업이 참여 중이었지만 국내 기술은 국제인증이 없어 국산품보다 비싼 외산품을 수입 적용해야 했다.
이에 국토부는 2018년부터 '철도용품 국제인증 취득 지원사업'을 통해 국내 철도기술의 국제인증 취득을 지원해왔다. 중소·중견기업은 각각 소요비용의 60%·40% 한도에서 1억원, 80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대아티아이는 차축검지장치 기술에 대해 국내 기술 중 최초로 국제안전성 규격 최고 등급을 취득(SIL 4)했다. 차축검지장치는 궤도 특정 지점에서 열차의 존재 여부를 감지하는 철도신호시스템이다.
지난 8월에는 프랑스 방브 말라코프역 시범사업을 수주한 상하개폐형 스크린도어 기술이 발주처가 요구하는 국제안전성 규격 최고 등급을 취득(SIL 4 SA)했다. 사업자는 에스트래픽이다.
지난 9월에는 씨에스아이엔테크가 철도신호·안전용품 제작과 품질관리 역량에 관한 국제철도산업규격 인증(IRIS)을 취득했다.
지난 12월에는 무정전 비상방송 시스템(SIL 2, 우진산전), 승강장 안전발판(SIL 3, 씨디에이) 국내기술이 해외 시장이 요구하는 수준의 국제안전성 규격을 취득했다.
국내 기술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으면서 향후 워싱턴 메트로, 브라질 트램 등 해외진출 가능성도 커졌다.
올해 관련 예산은 20억원으로, 사업 규모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 2018년 5억원을 시작으로 2019년 5억원 2020년 10억원이었다. 국제인증 취득지원사업 신청 건수도 2018년 9건에서 2019년 22건, 지난해 19건으로 늘고 있다.
김선태 국토부 철도국장은 "철도 분야 국제인증은 취득하기 위해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이 소요되지만, 안전성과 신뢰성이 특히 중요시되는 철도시장에서 중장기적으로 필수적"이라며 "앞으로도 국내 기업의 국제인증 취득을 지속 지원해 국내 철도산업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