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 과도한 다과목 지도 교사 발생…충분한 교사 수급돼야
공통과목 1학년 내신 치열해질 가능성 높아
[구리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교육부가 17일 발표한 '고교학점제의 구체적 추진 방안'에 대해 입시업계를 비롯한 교육단체들은 대학수학능력 시험에 적용되는 과목에만 집중하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학생이 진로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는 제도의 기본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고교학점제는 교육과정, 학사운영, 교원조직, 공간,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친 변화와 준비가 이뤄졌을 때만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습 수업이 가능하도록 교실 체제를 개편한 경기도 갈매고등학교 교실 전경 [구리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021.02.17 wideopen@newspim.com |
특히 한국교총은 고교학점제 시행으로 다양한 과목이 개설되지만, 수업을 진행할 교사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앞서 지난 4~7일 전국 고교 교원 239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고교학점제 시행 관련 설문조사에서 '다양한 과목 개설을 위한 충분한 교사 수급 불가'(67.2%)가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또 교사들은 '과도한 다과목 지도 교사 발생'(47.6%), '학생 수요 변화에 따른 예측 어려움'(36.5%)을 고교학점제 시행에 따른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교육부가 밝힌 원격수업을 활용한 과목 개설 방안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응답이 많았다. 원격수업 활용에 대해 교사 부족 대안으로 활용 가능(16.9%), 다양한 과목 개설과 공간 부족 대안으로 활용 가능(27.2%) 등 긍정적인 응답은 44.1%에 불과했다.
반면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의 동시 질 관리 어려움(27.3%), 학교별 여건의 심한 편차로 적극 도입 불가(16.8%), 학생 간 학습격차 증가(11.8%) 등과 같은 부정적 응답이 55.9%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발표한 연구학교의 사례에서도 다양한 선택과목 개설 등으로 수업학급 증가, 개설 과목 다양화 외에도 수업 준비시간 증가, 학생 상담‧관리 등 업무 가중이 예상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새로운 교원 확충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취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교육부가 밀어붙이고 있다'는 취지의 논평을 냈다. 전조교는 "2025년 성취평가제를 모든 선택과목으로 확대 도입하겠다는 내신평가 제도 개선 계획은 있으나, 대입제도 개선 계획은 없다"며 "정시확대 방향의 대입제도 개선 없이 고교학점제는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성취평가제가 대입에 어떻게 반영될 것인지 청사진이 먼저 나와야 한다"며 "학급공동체 약화로 인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 등 세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입시업계는 좋은 내신을 받기 위한 선행학습 열기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감을 표시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공통과목인 고교 1학년 내신 경쟁은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고등학교에 입학할때 까지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전과목 내신 선행학습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 대학에서 선택과목에 대한 요구조건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수험생들이 선택과목 학습에 따른 혼란도 클 수 있다"며 "고교 1학년 때 내신을 잘 받은 학생은 2~3학년때 선택과목에 충실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본격적으로 수능에 집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성기선 원장은 "국가중심의 시험·평가제도를 뛰어 넘어 고교학점제를 준비해 왔으며, 대입도 바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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