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담배가격 인상 등 건강정책 발표
나경원 "참 눈치도 없고 도리도 없는 정부" 비판
[서울=뉴스핌] 이영섭 기자 = 정부가 향후 10년 간 현재 4500원 수준인 담배가격을 8000원까지 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장 담뱃값 인상에 반대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과거 발언이 소환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7일 향후 10년의 건강정책 방향과 과제를 담은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엔 성인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담배 가격 인상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대본회의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2021.01.16 leehs@newspim.com |
이스란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현재 OECD 평균 담배가격은 7달러인데, 우리나라는 4달러 수준"이라며 "담뱃값을 올리겠다는 정책적 목표를 세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류에 건강증진부담금을 어떻게 부과하는지 해외 사례를 살펴보고 우리나라에 부과했을 때 어떤 영향이 있는지 연구할 예정"이라며 "아직 (가격정책이) 구체화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이같은 발표에 과거 문재인 대통령이 담뱃값 인상에 대해 발언한 것이 소환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발간된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박근혜 정부가 담뱃값 2000원을 인상한 것과 관련, "담배는 우리 서민들의 시름과 애환을 달래주는 도구기도 한데, 그것을 박근혜 정권이 빼앗아갔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또 "담뱃값은 서민들의 생활비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담뱃값을 이렇게 한꺼번에 인상한 건 서민경제로 보면 있을 수 없는 굉장한 횡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시국에 담뱃값, 소주값 인상 소식이라니 지금이 이런 걸 발표할 때인가"라며 "서민들은 코로나19로 먹고 살기 힘들어 죽겠는데 이 와중에 담뱃값과 술값마저 올린다고 하니... 참 눈치도 없고 도리도 없는 정부"라고 비판했다.
그는 "건강과 보건은 물론 중요하다. 장기적으로는 가격 인상이 맞을지도 모른다"고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지금이 그것을 논할 때인지는 정말 의문이다. 담뱃값, 술값 인상 소식에 국민들 걱정은 더 커져가기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문 대통령은 6년 전 박근혜 정부 당시 담뱃값을 올린 것을 막지 못해 죄송하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담뱃값과 같은 사실상의 간접세는 낮추는 것이 맞다고 말한 장본인이 바로 문 대통령"이라고 문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소환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담뱃값 인상에 대한 보도가 쏟아지며 비판이 일자 해명자료를 통해 "담배가격 인상과 술에 대한 건강증진부담금 부과는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추진계획도 없다"고 한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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