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대금 조정협의권자에 중기중앙회도 포함
공정위, 법원 자료제출명령·비밀유지명령제 도입
[세종=뉴스핌] 민경하 기자 = 내년부터 중소기업중앙회도 하도급대금 조정협의권자에 포함된다. 하도급 위반 사업자는 영업비밀을 이유로 법원의 자료제출명령을 거부할 수 없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한 '하도급법 일부 개정안'이 26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하도급업체의 협상력 강화, 손해배상소송의 활성화 등을 위해 마련됐다.
먼저 하도급대금 조정협의권자에 중소기업중앙회가 포함된다. 현행 법령은 하도급업체가 중소기업협동조합을 통해 조정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협상력 격차로 대금조정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원가절감을 전제로 단계적으로 단가를 인하하는 약정(CR계약 등)일지라도 하도급업체의 책임없는 사유로 공급원가가 하락했을 시 단가를 인하하면 대금 조정신청이 가능하다.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사진=뉴스핌 DB] 2020.1.14 onjunge02@newspim.com |
CR(Cost reduction) 계약은 연도별 물량 증가를 전제로 원가절감효과를 감안해 납품단가를 낮추는 방식으로 자동차 업계에서 많이 쓰인다. 하지만 계약한 제품판매 부진으로 납품물량이 줄어 원가 절감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 하도급업체의 책임없는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 앞으로는 이같은 경우에도 조정 신청이 가능해진다.
아울러 공정위는 법원의 자료제출명령과 비밀유지명령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현행 하도급법 위반 손해배상소송에서 피해기업은 손해 입증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민사소송법상 문서제출명령에 의존하고 있다. 이때 위반 사업자는 영업비밀 등을 이유로 명령을 거부할 수 있다.
개정안은 법원의 자료제출명령제를 도입해 손해·손해액 입증에 반드시 필요한 경우 사업자가 자료제출명령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소송 과정에서 영업비밀이 유출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법원의 비밀유지명령 조항과 절차도 마련했다.
이밖에도 중소기업이 하도급법을 위반해 과징금을 부과받을 경우 5억원을 넘으면 분할납부가 가능해진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개정으로 하도급대금 조정협의가 활성화돼 하도급업체가 용이하게 피해 구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부는 대통령 재가 등을 거쳐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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