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취임 직후 15건 행정조치 등 17건 서류 서명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정부는 21일 미국이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에 맞춰 세계보건기구(WHO, World Health Organization) 탈퇴 통보를 철회하고 파리 기후변화협약(파리협정)에 재가입한 것을 환영한다는 논평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날 외교부 대변인 명의로 발표한 논평을 통해 "우리 정부는 20일 바이든 대통령 취임일에 미국 정부가 세계보건기구 탈퇴 통보를 철회한 것을 환영한다"며 "우리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보건 위기를 극복하고, WHO를 중심으로 글로벌 보건 거버넌스 강화를 위해 미국 정부와의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워싱턴 D.C. 의사당 앞에서 열린 제46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은 지난해 7월 WHO 탈퇴 입장을 표명해 1년 후인 올해 7월 탈퇴 효력이 발효될 예정이었으나, 바이든 대통령의 탈퇴 입장 철회에 따라 WHO 회원국으로서 자격을 유지하게 됐다.
정부는 또 미국의 파리협정 재가입과 관련해 "우리 정부는 20일 바이든 대통령 취임일에 미국 정부가 파리협정을 재가입하기로 한 것을 환영한다"며 "정부는 미국 정부와 파리협정 이행 및 그린뉴딜 등 기후환경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파리협정 재가입 효력은 유엔 기탁처의 미측 재가입 통보 수령일인 지난 20일로부터 30일 이후에 발생한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 취임 직후 곧장 백악관 오벌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서 파리협정에 복귀하고 WHO 탈퇴 절차 중단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명령은 의회의 입법 없이 대통령이 동원할 수 있는 권한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취임식을 끝내고 백악관에서 업무를 시작한 뒤 15건의 행정조치와 2건의 기관 조처 등 모두 17건의 서류에 서명했다.
우선 공약했던 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 기후변화협약에 재가입하기 위한 절차를 시작하는 문서에 서명했다. 또한 미국의 WHO 탈퇴 절차를 중단하는 행정 조처도 발동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2019년 파리협정을 탈퇴했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에서 기후협약을 체결하고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약속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후 변화를 부정하면서 경제 성장에 방해가 되는 환경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코로나19 부실 대응과 중국 편향성을 문제 삼아 작년 7월 WHO에 탈퇴를 통보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역점 과제인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앞으로 100일간 마스크 착용을 촉구하면서 연방건물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또한 일부 이슬람국가의 미국 입국 금지 조치를 철회하고, 미국 남부의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선포된 비상사태 효력도 중단시켰다.
이 조치들은 모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 각종 논란을 무릅쓰고 시행한 정책을 뒤집은 것으로, 트럼프 시대와 단절,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 핵심 국정과제 추진에 집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다. 즉시 업무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미국의 파리 기후협약 재가입을 환영한다고 성명을 내고, 앞으로 탄소중립(탄소 순배출 제로) 달성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도 공동 성명을 통해 "EU는 미국이 기후변화에 관한 파리협정에 재가입하기로 한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발표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도 바이든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면서 "더욱 건강하고 공정하며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세상을!"이라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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