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솔로몬이 자본조달 수단으로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를 통한 기업공개(IPO) 열풍에 대해 지속하기 어렵다는 진단을 내렸다. 지난해 무려 787억달러를 조달하면서 주목받은 스팩 IPO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이라 주목된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골드만삭스의 솔로몬은 이날 실적 발표와 함께 "미국 뉴욕증시에서 기업가치가 모호한 회사에 대한 상장 붐은 지속될 수 없으며 자본조달의 수단으로서 스팩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스팩이 지난해 조달한 자금규모는 787억달러(약90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250개 이상 스팩을 통해 상장했고 자금조달 규모는 지난해 뉴욕증시 기업공개의 자금조달 규모의 1/2에 해당한다.
솔로몬은 "스팩의 활동이 매우 견조하고 올해도 골드만삭스는 스팩에 집중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이런 추세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스팩을 통해 상당한 이익을 시현했고 트레이딩 부문과 함께 회사 전체 이익을 주도하는 부문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는 수년가 월가에서 IPO자문 실적 선두그룹 자리를 유지했고, 지난해에도 식품배달업체 도어대쉬와 클라우드 데이터 회사 스노우플레이크를 상장시켰다.
스팩은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비상장 기업을 인수하는데, 여기서 투자은행들이 상장자문 수수료 등의 수익을 벌어들인다.
하지만 이 같은 스팩이 전통적인 IPO절차와는 달라 인기가 있지만 아직은 제도적 보완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 솔로몬의 입장이다. 실제 골드만삭스가 스팩에 뛰어든 것도 다른 투자은행에 비해 늦었다. 그 배경에는 이런 입장도 반영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 비로소 골드만삭스는 스팩 IPO 30건에 77억달러를 조달함으로서 선두주자 캔토 피츠제럴드나 얼리버드 캐피탈 등을 밀어내고 스팩 IPO 3위로 올라섰다. 씨티그룹과 크레디트스위스가 각각 1위와 2위다.
스팩 IPO업무가 있는 골드만삭스 주식인수사업부는 지난 4분기에 전년동기대비 195%의 수익 증가율을 보여 11억달러에 달하는 수익을 시현했다. 이를 바탕으로 골드만삭스의 투자은행부문 수익은 지난해보다 27%나 올랐다.
한편, 솔로몬은 지난해 세계 최대 숙박 공유 업체 에어비앤비와 미국 최대 음식 배달 업체 도어대시 등이 스팩을 통해 상장할 때 거래 첫날 주가가 각각 85% 및 112%나 상승하는 것에 대해 미국 공모주 시장에 과열을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볼 때 이러한 현상은 건강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 로고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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