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순익 6.8% 감소 예상...큰 폭 개선이지만 만족할 정돈 아냐"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기업의 4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투자자들의 실적 기대치가 높아졌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실적 공개 뒤 주가 급변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나온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분기 실적 시즌이 지난 15일 미국 대형 은행들의 발표로 본격적으로 개시됐다며 지난해와 올해에 걸친 대폭적인 주가 상승세가 앞으로 수 주 동안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번 실적 시즌은 예년과는 무게가 다르다는 설명이 제시된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은 연내 가파른 경기 회복을 점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기대감을 높이 쌓아왔기 때문이다.
대형 은행들의 지난 15일 실적 발표 뒤 주가 움직임이 그 예다. JP모간체이스는 기록적인 순이익을 발표했고 씨티그룹과 웰스파고는 일부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지만 같은 날 3개 주가 모두 하락했다. 웰스파고와 씨티의 주가는 각각 모두 6% 넘게 떨어졌다.
WSJ은 이에 대해 "15일 개장 전까지 은행주 가격은 작년 말 대비 10% 이상 올랐다"며 "이는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높아졌다는 점을 반영하는 데 이번 실적 발표에서 기대치를 밑도는 기업은 투자자들로부터 벌(주식 매도)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현재 종합 주가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주가수익배율(PER, 12개월 순이익 예상치 기준)은 22.65배로 최근 5년 평균치 17.84배를 크게 웃돈다. 이렇게 대폭 뛴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려면 강력한 실적이 필요하다는 설명이 나온다.
◆ S&P500 대기업 4분기 순이익 6.8% 감소 예상
지난해 4분기 S&P500 기업의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2분기 32% 급감에 비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예상이지만 눈이 높아진 주식시장을 만족시킬 수준은 아니라고 WSJ은 평가했다. 지난해 전체 순익은 13%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발 경제 충격의 장기화 조짐이 드러나는 상황에서 이번 실적 시즌은 투자자들의 까다로운 시선을 거치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일자리 수는 14만개 줄어 8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소매판매는 4개월 만에 쪼그라든 것으로 발표됐다.
UBS프라이빗 웰스매니지먼트의 그레그 마커스 이사는 "시장이 코로나19 사태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었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기대치가) 계속 높아지는 이유"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1~2분기 기업들의 실적이 더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뒤 46%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과 미국 정부의 추가 경기부양책 실행이 이 같은 개선세의 큰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이에 맞춰 경기민감주의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등 투자자들의 기대도 한 껏 높아진 양상이다. 작년 4분기 초부터 현재까지 S&P500 금융 업종의 주가는 28% 올랐고 소재 업종은 19% 뛰었다.
한편 이번 주 운송회사 JB헌트 트랜스포트서비스와 의료 서비스업체 유나이티드헬스, 유전 개발업체 핼리버튼, 반도체업체 인텔 등 대기업 수십곳이 실적을 내놓는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