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시간 늦어지면 출근시간 조작해 52시간 맞춰"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파리바게뜨 노조가 SPC그룹 본사에서 노동자들의 근무시간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자, 회사 차원에서 근무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막고 근태자료 삭제까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지역 전수조사 실시와 함께 책임자들에 대한 처벌을 촉구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파리바게뜨지회(파리바게트 노조)는 6일 서울 서초구 SPC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비파트너즈 관리자들이 노동자에게 연장근무를 달지 못하게 하거나 퇴근을 찍고 근무하라는 요구를 하더니 근무시간까지 조작해왔음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파리바게트 한 지점 노동자가 초과 근무를 하자 출퇴근 시간을 전산상에서 조작되고 있는 모습. [자료=파리바게뜨 노조] 2021.01.06 urim@newspim.com |
피비파트너즈는 SPC 그룹 소속으로 2017년 불법파견 및 임금체불 논란 이후 사회적 합의를 통해 파리크라상이 100% 지분을 투자해 설립한 자회사다. 5300여명의 제빵 카페 기사들이 파리바게뜨 전국 각 매장에서 빵과 샌드위치, 음료 등을 생산하고 있다.
파리바게트 노조는 "지난해 10월 초 피비파트너즈 남부사업부 소속 조합원의 고충상담 중 관리자가 근무시간을 조작한다는 사실을 접하게 됐다"며 "이후 다른 기사들의 근태자료를 확인해보니 퇴근시간 조작과 주 52시간을 맞추기 위해 근무시간을 자른 기록들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에 관리자의 근태조작 건으로 공문을 보내 철저한 조사와 관련자 징계를 요구, 피해기사들과 함께 회사를 만나 피해사실을 진술하고 요구사항을 전달했다"며 "그러자 회사는 지난달 27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피해자들을 구제하겠다고 했으나, 아직까지 개최여부에 대해서 공개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2개월 이상의 근태자료를 회사차원에서 삭제하고 있으며,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근무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막아버렸다"며 "회사 측의 이러한 태도는 불법행위가 관리자 한두 명의 일탈이 아니라 본사의 지시, 또는 묵인아래 전국적으로 진행된 것이 아닌지 의심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파리바게트 노조는 "이번 근무시간 조작과 관련해 전 지역 전수조사를 실시해 불법행위들이 근본적으로 중단될 수 있도록 책임자 및 관련자 처벌을 요구한다"며 "꼬리자르기식 처벌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을 SPC그룹과 피비파트너즈에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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