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국내 증권사들이 외국에 있는 부동산과 사회간접자본(SOC) 등에 투자한 자금 중 7조5000억원가량이 부실·요주의로 분류돼 연체나 손실 위험에 처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감독원은 증권사 22곳의 해외 대체투자를 점검한 결과, 투자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48조원(864건)으로 부동산에 23조1000억원, 특별자산에 24조9000억원이 투자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2020.05.11 angbin@newspim.com |
이 가운데 증권사가 자체적으로 부실·요주의로 분류한 건은 7조5000억원(부동산 4조원, 특별자산 3조5000억원)으로 전체 해외 대체투자의 15.7%에 이르렀다. 부실은 원리금 연체 등 발생으로 손실이 예상되는 투자, 요주의는 원리금 연체 등 발생 가능성이 상당한 투자 건을 말한다.
해외투자 구조는 주로 외국 자산을 편입한 국내 운용사의 펀드를 인수한 뒤 투자자에게 재매각(또는 보유)하거나, 외국 운용사의 역외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파생결합증권(DLS)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방식이다.
해외 대체투자 중 투자자에게 재매각한 규모는 31조4000억원이며, 나머지 16조6000억원은 증권사가 직접 보유했다. 증권사 직접 보유분(16조6000억원)은 22개 증권사 자기자본의 30%에 이르는 규모다.
증권사 직접 보유분에서 2조7000억원(16.0%), 투자자 대상 재매각분에서 4조8000억원(15.5%)이 부실·요주의로 분류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외 대체투자는 규모가 크고 중도환매가 어려워 부실화될 경우 증권사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중요하고, 투자자 피해 구제에도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점검 결과 현지실사 보고체계 미흡, 역외펀드 기초 DLS 발행 시 위험검증절차 미비 등 업무 절차의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조속한 보완과 모니터링 체계 강화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코로나19 장기화 시 추가 투자손실이 우려됨에 따라 부실 발생 규모 등에 대해 주기적으로 실태 점검을 실시하고, 점검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상 중대 취약점이 드러나거나 투자자보호 관련 위법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 현장검사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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