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도 20조원 목전...가파른 상승세
"내년 상반기까지 자금 더 유입될 것"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증시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새해를 앞두고 다시 한 번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투자자예탁금은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이 주춤했다가 최근 코스피 상승 랠리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는 모양새다. 여기에 빚을 내 투자한다는 뜻의 일명 '빚투'도 함께 늘면서 증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64조408억원으로 집계돼 종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는 기존 최대치인 지난달 19일 63조4050억원보다 6000억원 이상 많은 수준이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3월 2일 33조1815억원에 불과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폭락장이 연출되던 3월 말 40조원을 넘기기 시작해 꾸준히 늘었다. 이후 지난 6월 26일 처음으로 50조원을 돌파했고 8월 60조원을 처음 넘었다. 투자자예탁금은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굵직한 공모주 청약을 앞두고 크게 올랐다 다시 빠지기를 반복하다 최근 60조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
최근에는 코스피 지수가 신고점을 수시로 써 내리면서 투자자예탁금도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2일 53조3452억원에서 이날 기준 10조원 이상 늘었다. 특히 이달 들어 시장을 들썩일 만한 IPO가 없었음에도 투자자예탁금이 크게 늘어 증시로 유동자금이 쏠리는 신호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코스피 지수가 연일 신고점을 새로 쓰는 등 상승장이 펼쳐지면서 투자자예탁금이 더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30일 기준 전 거래일 보다 52.96포인트(1.88%) 상승한 2873.47포인트에 거래를 마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지난달 종가 기준 사상 처음으로 26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이달 초 2700을 넘어섰다. 증시 폐장일인 전날에는 2870선까지 돌파하면서 3000선까지는 약 130포인트만 남겨두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숨 가쁘게 올라가면서 증시로 뭉칫돈이 더 많이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신용공여 잔고도 20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신용공여 잔고는 지난 3월 25일 6조4075억원에서 지난 5월 10조를 넘어섰다. 이후 꾸준히 늘기 시작해 이달 14일 처음으로 19조원까지 올라섰다. 신용공여 잔고 최고치는 이달 24일 19조4536억원이다.
신용공여 잔고는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매수자금을 빌린 금액을 말한다. 올해 들어 이를 두고 '빚투'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증권사들은 신용융자잔고가 지난 9월 18조원에 육박하는 등 사상 최고치를 이어가자 반대매매 등 부작용을 우려해 신규 신용융자 약정을 중단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자예탁금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은 증시에 긍정적인 요소지만 빚투가 늘면 추후 하락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이 더 크게 나올 수 있다"며 "다만 내년 상반기까지는 국내 증시가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자예탁금과 신용공여 잔고 모두 지금보다는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