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도 높이기 위해 광고...영화 홍보 영상 처럼 제작해 눈길
주인공으로 실제 직원 설정하는 등 담당자들 고민 담아내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사람들이 내가 만든 어플을 안 쓴다. 10년간 이걸 죽어라 했는데 그게 그냥 삽질이었던 거야? 모든 갤럭시 폰에 버젓이 다 깔려 있는데 어떻게 한 번도 안 눌러볼 수가 있어?!"
한 남자가 절규했다. 그는 10년 동안 만든 앱이 관심을 받지 못하자 괴로운 모습으로 포효했다. 그리고 한 남자를 쫓아가더니 "지금부터 내 말 잘 들어"라며 선전포고했다.
"우리 갤럭시 스토어 많이많이 사랑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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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갤럭시 스토어 광고 영상 캡처. [자료=삼성전자, 다다토이] 2020.12.25 sjh@newspim.com |
이는 유튜브 콘텐츠 시청 중간에 나온 광고다. 웅장한 음악과 함께 긴박한 장면이 나와 마치 영화 홍보 영상 같아 보이지만 스토리는 갤럭시 스토어를 알리는 내용이다. 영상 말미에는 '절찬 상영 중'을 패러디 해 '절찬 존재중'이라는 문구까지 띄웠다.
2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 갤럭시 스토어는 10년 전 갤럭시 스마트폰 출시와 함께 내놓은 자체 앱 스토어다. 그러나 10년동안 이용률이 저조하자 이같은 광고 영상을 만들어 알리기에 나선 것이다.
갤럭시 스토어에서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워치를 꾸밀 수 있는 테마나 배경화면, 글꼴 들을 얻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앱들도 찾아볼 수 있다.
갤럭시 스마트폰은 전세계 점유율 1위에 오를 만큼 성장했지만 갤럭시 스토어는 좀처럼 주목을 받지 못 했다. 갤럭시 스마트폰에 선탑재 돼 있는 데다 갤럭시 제품을 위한 전용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음에도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처럼 인지도가 높아지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자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 스토어의 콘셉트를 '게임 전문 스토어'로 바꿨다. 정체성을 분명히 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겠다는 취지다.
광고 제작은 삼성전자는 이러한 갤럭시 스토어의 변화를 알리기 위해 이뤄졌다. 평소 기획자들끼리 "이렇게 고민해서 만드는데 왜 사람들이 몰라주지?", "우리가 부족한 게 어떤 점일까?"라는 대화를 서로 자주 했는데, 차라리 이런 고민을 사용자들에게 솔직하게 털어 놓음으로써 답을 찾겠다는 것이다.
영상 속 주인공 이름은 실제 직원 이름이다. 촬영은 연기자가 했지만 기획자들의 진심을 알리기 위해 진짜 직원의 이름을 넣은 것이다. 영상 초반 주인공을 소개하는 장면에는 '갤럭시 스토어 10년차 기획자 최민규'라는 문구가 나온다.
담당자에게 대역을 쓴 이유를 묻자 "실제 연기를 못해서"라는 솔직한 답변이 돌아왔다.
삼성전자가 광고까지 만들면서 갤럭시 스토어 알리기에 나섰지만 이 영상은 쉽게 찾아보기가 어렵다. 삼성전자 공식 채널에도 없다. 대개 광고 영상은 기업 전용 채널에도 게재하는 데 이번엔 그렇지 않은 것이다. 유튜브에서 무작위로 뜨는 광고들과 똑같이 나온다.
갤럭시 스토어 관계자는 "영상 목적이 갤럭시 스토어에 호기심과 친근감을 갖게 하는 데 있다"며 "기업 공식 채널을 통해 배포하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단, 영상을 제작한 곳과 관련된 채널 한 곳에만 게재했다.
해당 채널에는 "재밌게 잘 만들었다", "광고 찾아 들어오기는 처음이다", "웃겨서 이거 보고 갤스(갤럭시 스토어) 한 번 들어가 본다"는 댓글이 달렸다. 사내 게시판에도 영상을 본 직원들이 '재밌다'는 소감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광고를 약 두 달 전에 공개했는데, 이후 사용량이나 매출 등에서 유의미한 성장세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갤럭시 스토어를 업데이트 하면서 영상도 함께 배포했는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영상 효과뿐만 아니라 그동안 사용자들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하고자 꾸준히 노력한 부분이 인정받고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