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올해 영화 산업 전체 매출이 1조원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영화진흥위원회 가결산에서 영화산업의 주요 부문인 극장 매출 추산액이 510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코로나19 충격파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영진위는 최근 '코로나19 충격:2020년 한국영화산업 가결산'을 발표하고 올해 극장 매출 추산액이 5100억원대로 전년 대비 73.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16일 밝혔다. TV VOD 매출액은 2월까지는 전년도보다 상승했지만 신작 개봉과 제작 연기 여파로 3월부터 10월까지 꾸준히 전년보다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전세계적인 팬데믹에 돌입하면서, 해외 영화들의 미개봉 사례가 국내보다 도드라졌다. 덕분에 12월까지 한국영화 누적 점유율은 68.6%로, 2006년 이후 처음으로 60%를 넘어섰다. 그럼에도 영진위 조사에 응답한 135편 작품의 총 피해 규모는 329억원을 넘어서며 코로나19의 여파를 호소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영화진흥위원회] 2020.12.16 jyyang@newspim.com |
◆ 전체 매출·관객수 급감…신작 연기로 TV·VOD 매출도 전년대비 감소
올 한해 이어진 코로나19로 극장가와 영화산업의 피해가 막심하다. 지난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 확진자 발생 이후 2월 중순부터 계속해서 전년대비 극장 관객수의 감소가 도드라졌다. 특히 3월 국내 확진자 발생 수가 5000명을 넘으며 4월 매출액은 75억원까지 떨어져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이후 최저 매출을 기록했다. 5월부터 8월까지 코로나19 안정세 더불어 신작 개봉으로 서서히 매출액을 회복했으나 8월 중순 2차 확산기 시작으로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11월까지의 극장 매출액은 4980억원으로 전년도 동월 기간 매출액인 1조 7273억원 대비 71.2%이나 급감했다.
게다가 11월에는 코로나19 3차 확산이 가시회되며 7000명 이상의 국내 확진자가 발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까지 격상되고 3단계 진입을 앞두고 있어 12월 전망도 밝지 않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이후 전년대비 가장 큰 매출 감소율인 4월의 93.4%를 2019년 12월 극장 매출액에 적용했을 때 추정치는 123억원 정도다. 이 값을 더한 2020년 극장 총매출액은 전년 대비 73.3% 감소한 5103억원이 될 것으로 영진위는 추정하고 있다.
특히 올해 극장 관객 수가 약 6000만명으로 예상되면서 전년대비 73.7%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12월 매출 추산 방식과 동일하게 확진자수가 가장 많았던 4월의 관객수 감소율을 적용했을 때, 12월 관람객 수는 163만9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전체 추정 관객 수는 11월까지의 관객 수에 이 추정치를 더해 산출됐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영화진흥위원회] 2020.12.16 jyyang@newspim.com |
TV VOD 매출액은 1, 2월 두달간 전년 대비 상승했으나 3월부터 10월까지 꾸준히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 전체 매출은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매출액과 11월, 12월 매출액에 월평균 감소율을 적용한 값을 더한 추정치다. 2020년 인터넷 VOD 매출액은 최근 5년간 인터넷 VOD 매출액 증감률의 평균을 2019년 인터넷 VOD 매출액에 곱하여 추정했다. 이 두 매출 추산액을 더한 디지털 온라인 시장 매출액은 3635억원이었다. 전년도의 5093억원과 비교해 약 28.6%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는 해외 진출 부문에서도 나타났다. 11월까지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완성작 수출, 기술서비스 수출, 장비 수출, 로케이션 유치를 모두 합친 한국영화 해외 매출 추산액은 한화 394억원으로 2019년 해외 매출의 50% 이하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한국 영화산업 주요 부문인 극장 매출, 디지털 온라인 시장 매출, 해외 매출을 합산한 추산액은 대략 9132억원으로 1조원을 채 넘기지 못할 전망이다. 이는 한국 영화시장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던 2019년 2조5093억원에 비해 63.6% 감소한 수준이다.
◆ 한국 영화 점유율·재개봉작 상영·독립예술영화 상영↑…절대적 피해 극심
코로나19로 인해 안정된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자, 대형 신작과 해외 영화들은 잇따라 개봉을 연기했다. 신작 수급이 어려워진 극장가엔 독립·예술영화와 재개봉작 상영 확대, 장기 상영이라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났다. 2020년 11월 영진위 통합전산망 공식통계 기준 320편의 독립·예술영화 개봉작이 51만4814회 상영됐다. 2019년 11월 353편의 독립·예술영화가 41만5699회 상영된 것과 비교해 상영 횟수가 23.8% 상승했다.
부족한 상영작을 메우기 위한 재개봉작 상영도 증가했다. 영진위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재개봉한 영화는 평균 87.5편으로 연간 100편을 넘지 않았으나 2020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기획전 상영이늘어났다. 올해는 250편으로 재개봉작이 크게 늘었으며 호평을 받은 영화들의 장기 상영이 이어졌다.
12월 첫주 기준 한국영화 점유율은 68.6%로, 2006년 한국영화가 63.8%의 점유율을 차지했던 이후 14년만에 60%를 넘었다. 박스오피스 상위 10위 내에서 한국영화 비율도 높아졌다. 12월까지의 누적 박스오피스 상위권에서는 '테넷' '닥터 두리틀' 2편을 제외한 8편이 모두 한국영화다. 2019년는 10위권에 한국영화가 4편이었다. 흥행 보증수표로 여겨졌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무기한 개봉 연기가 불러온 현상으로 추정된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고 있는 가운데 26일 서울 광진구의 한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코로나19 여파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의 4월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관객수는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이 가동한 2004년 이후 최저치인 97만명을 기록했다. 2020.05.26 yooksa@newspim.com |
코로나19를 돌파하기 위한 새로운 현상이 있었으나, 절대적으로 영화 제작과 개봉에 피해가 심각했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실시한 2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답한 135편 작품의 총 피해 규모는 329억56만원이며 작품당 평균 피해 금액은 2억4747만원에 달했다. 제작(프리, 프로덕션, 포스트) 연기·변경으로 인한 피해액이 113억4270만원, 개봉 준비 연기로 인한 피해액이 97억1430만원이었다.
영화관 피해 형태도 매출액 감소, 운영 중단, 고용 피해 등으로 다양했다. 설문에 응답한 402개 상영관의 지난 1월~9월 입장권, 매점, 광고 매출을 모두 더한 총매출액은 4796억원으로 전년동기의 1조5587억원보다 69.2% 감소했다. 관객 감소와 신작 공급 중단이 겹치며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씨네큐 4개 계열 영화관 423개관 중 3월 94개관, 4월 106개관이 휴관했다. 이 여파로 4월 극장 관객수는 통합전산망 가동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직영, 위탁, 비계열 전체를 포함해 10개관 폐관, 18개관 영업 중단, 영업 중단으로 추정되는 상영관도 6개관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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