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미 국채 수익률이 장기물 위주로 상승하면서 수익률 곡선의 기울기가 가팔라졌다. 미국이 일부 병원을 시작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대량 접종에 들어가면서 전반적인 리스크 온(위험 선호) 움직임이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각) 미국 벤치마크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0.3bp(1bp=0.01%포인트) 상승한 0.900%에 거래됐다. 뉴욕 채권 시장 후반 보합권에 거래되던 10년물 수익률은 장 막판 0.2bp 하락한 0.896%에 마쳤다. 30년 만기 수익률은 0.4bp 오른 1.630%를 나타냈다.
정책 금리에 특히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0.8bp 하락한 0.117%에 거래됐다. 이밖에 5년물은 1bp 내린 0.356%, 1년물은 0.4bp 오른 0.091%를 나타냈다. 3개월물은 0.4bp 하락한 0.073%을 기록했다.
월가 트레이더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의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첫 290만회 분량이 지난 13일 미국 각지에 운반됐다. 미국에서 첫 코로나19 감염이 보고된 지 11개월 만으로,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수는 미국에서만 누적 30만명에 이른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수바드라 라자파 금리 전략 헤드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오늘 채권 시장 매도세의 대부분은 백신이 보급되면서 발생했다"며 "수익률을 높이는 리스크 온 움직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2년, 10년물 간의 스프레드가 일주일래 최대 폭으로 확대되면서 79.2bp를 기록했고, 30년, 5년물 간의 스프레드도 128.8bp로 확대됐다. 연준이 주시하는 3개월과 10년물 스프레드도 82.8bp로 완만하게 가팔라졌다.
아울러 지난주 영국과 유럽연합(EU)의 협상이 결렬된 후 브렉시트 협상에 대한 낙관론이 다시 제기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 하락을 촉발했고, 미국의 3대 주가지수가 상승 출발했다. 영국과 EU는 브렉시트 협상 시한을 오는 31일로 연기하기로 했다.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정책 결정 회의를 시작했다. 다수의 투자자들은 중앙은행이 수익률 상승을 제한하기 위해 긴 만기의 국채 매입을 늘리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라자파 전략가는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정책을 변경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재무 상황이 매우 완화적이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연준이 포트폴리오 매입의 평균 만기를 연장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며 "수익률 곡선이 가파르게 올랐지만, 인플레이션 기대치도 의미 있게 상승했고 고용 상황도 계속 개선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10년물은 여전히 1%를 훨씬 밑돌고 있고 그것은 어떤 실제적인 방법으로 재정상태를 제약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