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지적받고도 'S등급'...지원금은 되레 늘어
형식적 '자부담' 있으나 마나...전주시 '묵인'
[전주=뉴스핌] 홍재희 기자 = 전북 전주시가 한옥마을 내 민간위탁시설을 운영하는 수탁기관에 대해 형식적인 운영평가로 개선은 커녕 재무관리 허술 등의 문제가 되풀이되고 있다.
10일 전주시에 따르면 한옥마을 내 최명희문학관·전주전통술박물관·전주소리문화관·전주부채문화관·완판문화관 등 5곳이 지난 2017~2019년까지 3년 동안 위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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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스핌] 홍재희 기자 = 전주한옥마을 민간위탁시설인 전주부채문화관 내부 전경. 2020.12.10 obliviate12@newspim.com |
시청 담당부서는 민간위탁시설의 예산 운영실태와 회계처리 적정성 여부를 평가하는 재무감사와 운영평가, 지도감독을 실시하고 있다.
운영평가는 민간위탁시설 평가지표에 맞춰 공통분야 40점과 사업성과분야 60점으로 진행되며 재위탁 여부에 영향을 준다.
시설공통분야는 사업계획(13점), 조직·인력 및 규정·시설관리(11점), 재무·예산관리(9점), 평가 및 환류체계(7점)로 구성돼 있고 사업성과분야는 시설운영 및 유지관리(25점)와 개별사업(35점)이다.
이중 재무·예산관리는 예산집행의 적정성(집행계획 수립 및 이행 3점, 집행기준과 절차 준수 3점), 감사 및 정산결과(3점)로 지원예산에 대해 평가한다.
올해는 '전주시 문화시설 운영관리 경영진단'을 위해 1년간 계약이 연장됐고 최명희문학관은 1억9462만원, 전주전통술박물관은 1억4621만원, 전주소리문화관·전주부채문화관·완판문화관은 각 1억8162만원을 지원받았다.
이들 수탁기관은 지원된 예산과 관련된 감사에서 민간위탁금으로 협회 연회비를 납부하고 13건의 공공요금을 납기일을 경과해 납부하는 등 지난 2016년 전주부채문화관은 8건, 나머지 기관은 9건의 감사지적을 받았다. 또 2018년에는 전주소리문화관은 8건, 나머지기관은 6건의 감사지적을 받았다.
이러한 실정에도 최명희문학관은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최고등급인 S등급을 받았고 완판문학관은 2018년과 2020년, 전주부채문화관은 2019년 S등급을 받았다.
지난 2018년 6건씩 감사지적을 받고도 최명희문학관과 전주부채문화관은 2019년에 S등급을 받아 2020년 운영평가를 면제받기도 했다.
운영평가 지표에 '시 감사 및 정산'이란 평가기준이 있지만 감사 지적사항에 대한 개선 계획만 제시하면 감점을 면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아 감사 때마다 유사한 지적을 받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운영평가에서 5개 수탁기관 중 가장 낮은 등급 B를 받은 전통술박물관에 대한 위탁보조금 지원은 2019년 1억206만5000원에서 2020년 1억4621만8000원으로 43.26%가 증가했다.
수탁기관 운영 경험이 있는 A씨는 "수탁을 위해 2~3명이 그룹을 지어서 공모를 신청하고 어떻게 하면 운영평가를 잘 받을지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면서 "공고에는 자부담 내용이 있지만 아마도 자부담에 대해 정확하게 기준을 세우면 수탁하겠다고 나서는 법인이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수탁기관 대부분 자본금이 넉넉하지 못해 열악한 환경이다"며 "공예품전시관처럼 재단법인에서 운영하면서 공모사업 등 별도의 예산 확보 방안 등을 찾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기획예산과 관계자는 "운영평가를 실시해 사업부서에 재위탁 시 참고하라고 통보만 하고 예산과 재위탁 등은 모두 사업부서에서 추진한다"면서 "운영평가와 재무감사가 연동이 잘 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이면 전주시의 위탁시설이 100곳을 넘는다"며 "수탁기관이 많다보니 각 사업부서도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어 수탁기관만 관리할 수 있는 부서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obliviat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