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확산이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문화예술계가 기대하던 연말 특수가 사라졌다. 극장이 문을 닫게 되면서 대형 영화들은 개봉을 미루고, 공연은 줄줄이 취소, 중단 사태를 맞았다.
◆ '영웅' 이어 '서복' 연내 개봉 포기…사면초가에 빠진 '조제'
7일 영화계에 따르면 일찌감치 내년으로 개봉을 미룬 뮤지컬 영화 '영웅'(감독 윤제균)에 이어 공유, 박보검 주연의 영화 '서복'(감독 이용주) 등 12월 개봉을 준비했던 대작 영화들이 일정 재조정에 들어갔다. 이 같은 수순은 지난 4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서 한층 강화된 방역 조치를 발표하면서 예견됐던 바였지만 충격은 컸다. 2주간 모든 다중이용시설은 오후 9시 이후 운영을 중단하라는 지침이 내려왔다. 업종 불문 300㎡ 이상 규모의 모든 점포는 모두 해당되며, 영화관과 공연장 역시 마찬가지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CJ엔터테인먼트] 2020.12.07 jyyang@newspim.com |
여기에 6일 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5로 격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조치는 8일부터 시행되며, 영화계는 거의 '올스톱' 상태로 돌입하게 됐다. 이 탓에 올해 최대 기대작이던 영화 '서복'이 결국 연내 개봉을 포기했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측은 7일 논의 끝에 개봉 연기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12월 초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으로 한 차례 일정을 연기했지만, 결국 올해를 넘기게 됐다.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소울'도 언론배급 시사회 일정을 연기하고 한국계 애니메이터 화상 인터뷰를 취소했다. 23일 개봉을 예정하고는 있으나, 앞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변수다. 오는 17일 개봉을 예정했던 영화 '걸'도 오프라인 시사회 일정을 취소하고 전면 재조정에 들어갔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2020.12.02 jyyang@newspim.com |
아직까지 10일 개봉을 알린 '조제'(감독 김종관)은 일정 연기 계획을 밝히지 않고,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2.5단계 조치로 영화관 영업이 아예 불가능한 상황, 영화를 공개해도 관객을 만날 수 없는 참담한 풍경이다. 이밖에 올해 개봉할 예정이었던 '새해전야' '인생은 아름다워' 등이 과연 연내 개봉할 수 있을지, 심각해진 코로나19 사태 탓에 누구도 확신하지 못하게 됐다.
◆ '고스트' '노트르담드파리' 등 공연 중단…'맨 오브 라만차'도 개막 연기
공연계도 심각하다. 앞서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며 발급이 중단된 '소소 쿠폰' 지원 무산에 이어, 최대 50%의 수험생 할인 등의 연말 마케팅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공연장 문을 닫았다. 지난 4일 강화된 2단계 조치가 시작되며, 뮤지컬 '고스트'와 '노트르담드파리', '몬테 크리스토'가 12월 예정된 공연을 중단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0 뮤지컬 '고스트' 공연 장면 [사진=신시컴퍼니] 2020.10.16 jyyang@newspim.com |
'고스트' 제작사 신시컴퍼니는 가장 먼저 공연 중단 사실을 알리며 5일부터 18일까지라고 중단 기간을 공지했다. 현재 20일부터 공연 재개가 예정돼있지만, 현재의 확산세로는 공연 중단 기간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몬테 크리스토'의 EMK뮤지컬컴퍼니는 오는 20일까지 한 차례 공연 중단을 알린 뒤, 재차 27일까지로 공연 중단 기간을 재 안내했다.
오리지널 프렌치 내한 공연인 '노트르담드파리' 역시 13일까지 공연을 중단하고, 15일 공연부터 재개 예정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고, 2.5단계를 계속 유지하게 된다면 이마저도 불가능해진다. 공연계에서는 마지막까지 끈을 놓지 않고 있던 12월 연말 특수를 모두 날리게 된 셈이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오디컴퍼니] 2020.09.28 jyyang@newspim.com |
거리두기 단계 상향은 오는 18일 개막을 예정했던 조승우, 류정한, 홍광호 주연의 '맨 오브 라만차'에도 영향을 미쳤다. 오디컴퍼니는 7일, 결국 공연 개막을 연기한다고 공지했다. 올 연말부터 연초까지 특수를 기대했지만, 결국 개막일을 미루게 됐다. 그마저도 정확히 시기를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가 모조리 집어삼켜버린 올해를 마무리하는 문화예술계의 시름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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