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스티에, M&A 배제·정부 협상서 까다로운 조건"
"이사회, 주가 부양·명확한 전략 수립 실패에 불만"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이탈리아 최대 은행 우니크레디트(UniCredit SpA, 밀란거래소: UCG)의 장 페에르 무스티에 최고경영자(CEO)가 내년 4월 사임한다고 로이터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무스티에 CEO는 성명을 내고 자신과 이사회 생각이 더는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 명백해져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날 이탈리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우니크레디트의 주가는 8.643유로로 마감, 전날보다 5% 급락했다.
무스티에 CEO는 이사회와 경영 전략을 둘러싸고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4년 동안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우니크레디트의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는 한편, 채무가 많은 이탈리아에 대한 노출도를 줄이는 등 은행 체질 개선에 나섰다.
그는 또 인수·합병(M&A)이 은행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 더는 이를 실시하지 않기로 한 바 있다. M&A로 비용을 줄여 매출 감소를 상쇄하는 방식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통신은 "이탈리아의 조각난 은행 부문을 휩쓸고 있는 통합 열풍과는 대비되는 입장"이라고 했다.
앞서 무스티에 CEO는 이탈리아 정부가 추진한 투스칸은행 인수안에 까다로운 조건을 내건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2017년 구제금융에 나선 투스칸은행의 이상적인 피인수 대상으로 우니크레디트를 선정했으나 그는 부실 자산을 떠안기 꺼려해 관련 협상에서 엄격한 조건을 내밀었다고 한다.
통신이 인용한 복수의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배당금 추가 지급 계획이 무산된 뒤 무스티에 CEO가 은행 주가를 끌어 올리거나 명확한 경영 전략을 세우지 못하자 이사회에서 불만이 늘었다고 말했다.
우니크레디트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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