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적부심에 보석까지 기각…"죄증 인멸 염려 있어"
당초 단독부 배당 → 합의부 재배당 후 첫 재판 열릴 듯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서울 광화문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규모 확산을 야기한 광복절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경재 전 한국자유총연맹 총재와 보수단체 '일파만파' 김수열 대표가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보석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이동희 판사는 전날(24일) 이들이 신청한 보석에 대해 기각 결정했다. 이 판사는 "피고인들이 죄증을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고, 보석을 허가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시가 집회금지명령을 내린 8월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집회를 강행한 가운데 도심내 집회금지 현수막이 걸려있다. 2020.08.15 mironj19@newspim.com |
앞서 김 전 총재 측 변호인은 지난 4일, 김 대표 측 변호인은 6일 법원에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보석을 신청했고 이 판사는 10일 보석 심문기일을 열어 이들에게 보석 사유가 있는지 심리했다.
변호인은 심문기일에서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은 집회 신고 인원인 100명이 넘는 1000명이 참석했다는 것인데,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에는 초과 인원을 처벌조항으로 하고 있지 않다"며 "당시 동영상을 보면 100명만 들어오도록 안내를 분명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원이 (집회를) 허가했음에도 구속을 시킨건데 재판장님이 면밀히 검토해보시고 말도 안되는 신체 자유 억압 상태를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총재 등은 지난 8월 15일 광복절 당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공모해 사전에 신고한 인원을 크게 넘어선 대규모 도심 집회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다.
당초 일파만파 등은 서울시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내린 집회 금지 통고처분에 불복해 가처분신청을 냈고 법원은 방역 수칙 준수를 조건으로 집회를 허가했다.
이들은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세종대로에서 100명 규모의 집회를 신고했으나 당시 사랑제일교회 신자 등 전국에서 5000명이 넘는 인원이 모여 광화문 집회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계기가 됐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광복절 불법집회를 공모한 혐의를 받는 김경재 전 한국자유총연맹 총재가 9월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2020.09.28 dlsgur9757@newspim.com |
김 전 총재 등은 지난 9월 "이 사건 집회를 전후해 피의자들이 주고받은 연락 내용 등에 비춰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됐고 구속이 합당한지 다시 판단해달라며 법원에 구속적부심을 청구하기도 했다.
법원은 그러나 "형사소송법상 죄증 인멸 염려의 사유가 있다"며 기각했다.
결국 김 전 총재와 김 대표는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당초 이들은 오는 26일 첫 재판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법원은 24일 재정합의를 결정했다. 법원은 추후 이 사건을 단독부가 아닌 판사 3명이 심리하는 합의부로 재배당하고 기일을 다시 잡을 것으로 보인다.
'법관 등의 사무분담 및 사건배당에 관한 예규'에 따르면 단독부가 맡을 사건 중 사실관계·쟁점이 복잡한 사건이나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한 사건 등은 재정합의를 통해 합의부에서 심리하도록 할 수 있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