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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경제 수도' 양곤, 지진 충격 피했지만 교민들 "불안과 공포"

기사입력 : 2025년03월29일 18:05

최종수정 : 2025년03월29일 20:49

오전 한때 휴대폰 연결 장애...주유소 아침부터 장사진
"네피도, 28일 이후 계속 정전 상태"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미얀마 전역이 3월 28일 발생한 강진으로 불안감에 휩싸였다. 미얀마의 옛 수도이자 경제 수도인 양곤 역시 무거운 분위기 속에 지진 이틀째를 맞았다.

진앙지에서 650km 떨어져 있는 양곤은 서울과 비슷한 면적에 약 783만 명의 인구가 거주한다. 45개국 대사관(영사관 포함)과 19개 국제기구가 자리한 미얀마 최대 도시다. 우리나라 300여개 기업들도 진출해 있다.

미얀만 내륙을 뒤흔든 강진 발생 후 24시간이 지난 현재, 양곤에서는 아직 인명과 재산 피해가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신호 불량으로 29일 오전 한때 휴대전화 연결이 원활하지 않았다.

양곤 최대 번화가인 미얀마 플라자 주변은 평소보다 한적했다. 주말이면 나들이 나온 사람들로 붐비고 도로 곳곳에 정체가 빚어지지만 이날은 여유가 느껴졌다.

양곤의 심장격인 인야 호수의 산책로도 텅 비었다. 선선한 오전은 물론이고 뙤약볕이 내리쬐는 한낮에도 사진을 찍거나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운동과 산책 나온 사람들로 붐비던 곳이 몹시 고요하다.

반면 호수 옆 주유소 주변은 정반대의 풍경을 연출했다. 이른 아침부터 기름을 넣기 위한 차량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주유소는 양곤의 분위기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내전이든 자연재해든 주민들 사이에 공포감이 커질 때면 주유소는 차량들로 붐빈다. 기름을 넣기 위해 서너시간씩 기다리는 게 예삿일이다.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주유소로 들어가기 위한 차량들이 도로 차선 하나를 차지했다. 2025.03.29 hongwoori84@newspim.com

"어지러움증을 먼저 느꼈다. 곧 책상과 전등이 흔들리는 것을 보았고 건물 전체가 삐걱대는 소리를 들었다. 자주 들었던 대피 매뉴얼이 떠올랐지만 책상 밑으로 숨는다고 안전할 것 같지 않았다. 식은땀이 나면서 극심한 공포감를 느꼈다"

양곤에 2년째 거주 중인 교민 A씨는 전날의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그는 이달 초에도 지진으로 인한 진동을 경험했지만 이번만큼 강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책상이 흔들리면서 눈앞이 어지러워 정신이 없었다고 했다.

"불과 한 달도 안 돼 강진이 발생한 것이다. 미얀마도 지진 안전 지대가 아닌 것 같다.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도 긴급 하교를 지시했다. 양곤 북쪽 공항 인근에 위치한 학교까지 가는 길이 꽉 막혔다. 아이 친구 엄마가 여진이 있을 수 있다면서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양곤 중심부 인야 호수를 바라보는 위치에 지어진 롯데 레지던스는 한국 교민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지진 발생 직후 이곳 로비에는 불안한 눈빛과 놀란 얼굴의 주민들로 가득했다.

교민 단체 채팅방은 지진 피해 상황을 전하거나 지인의 안부를 묻는 대화로 넘쳐났다.

진앙에서 가까운 만달레이 지역은 통신망이 끊겨 전화 연결이 되지 않는다는 글이 올라왔고, 네피도에서는 저녁 7시부터 밤 9시 20분경, 11시 17분경, 29일 새벽 1시 25분에 여진이 있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주 미얀마 한국 대사관 관계자에 따르면, 미얀마 전역에는 약 1500명의 교민이 있다. 그 가운데 1300여 명이 양곤에, 나머지는 만달레이와 네피도 등 기타 지역에 거주한다. 아직까지 교민들의 인명 피해는 보고된 바 없다.

수도인 네피도 지역의 소식을 전한 교민 B씨는 "오래된 1톤 디젤차 시동을 걸 때 느껴지는 정도의 흔들림이 전해졌다"며 "네피도는 평소 전기 사정이 좋은 편이지만 어제(28일) 이후로 계속 정전 상태"라고 알렸다.

또 다른 교민 C씨는 네피도의 전력 및 수도 공급 모두 차질을 빚고 있으며, 주요 호텔 모두 예약을 받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심각한 전력 부족을 겪고 있는 미얀마는 양곤에 전기를 지역별로 교대 공급하는 순환정전을 2022년 12월부터 실시하고 있다.

올해 1월 5일부터는 순환정전 실시 지역을 기존의 2개 지역에서 3개 지역으로 확대해 오전 5시부터 익일 오전 1시까지 4시간 단위로 하루 총 8시간만 전력을 공급해 왔다.

개별적으로 발전기나 인버터를 설치하지 않은 주택이나 건물이라면 전력이 공급될 때까지 선풍기도 틀지 못한 채로 30도 넘는 무더위를 버텨야 한다. 전력 공급 시간에 맞춰 미뤄놨던 빨래를 하는 게 양곤 주민들의 일상이다.

정해진 전력 공급 시간대에도 정전이 빈번했던 양곤은 이번 강진으로 전략 사정이 더 나빠질 예정이다. 양곤 전역을 6개 지역으로 나누어 하루에 단 4시간만 전기가 공급될 예정이니 미리 대비하라는 당부가 이어지고 있다.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양곤의 대형 쇼핑몰 중 하나인 미얀마 플라자. 평소보다 한가한 분위기 속에서 일상을 보내고 있다. 2025.03.29 hongwoori84@newspim.com

미얀마 내륙을 뒤흔든 이번 규모 7.7의 강진은 전날(3월 28일) 낮 12시 50분께 발생했다. 네피도에서 북북서쪽으로 248km, 인구 120만 명의 제2대 도시인 만달레이에서 서남서쪽으로 33km 떨어진 지점이 진앙이며, 진원의 깊이는 10km로 관측됐다.

강진 발생 이후에는 모두 12차례의 여진이 감지됐다. 여진 규모는 최소 2.8에서 최대 7.5에 달했다.

29일 AFP 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군사정권은 이번 지진과 관련해 694명이 사망하고 1670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사망자 수는 미얀마 군정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전날 밝힌 144명에서 하루 만에 5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구호단체 국제구조위원회(IRC)의 모하메드 리야스 미얀마 지부장은 "통신망이 끊기고 교통이 중단돼 지진으로 인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데 몇 주가 걸릴 수 있다"고 AP통신에 알렸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 관련 보고서에서 지진 사망자가 10만 명 이상일 확률 36%, 1만∼10만 명 사이일 확률 35%라며, 사망자가 1만 명 이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71%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경제적 손실의 경우 1000억 달러(약 147조원)를 넘을 확률이 33%, 100억∼1000억 달러 사이일 확률이 35% 등으로 피해 규모가 미얀마 국내총생산(GDP)을 훌쩍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국영 MRTV 심야 연설에서 "구호 활동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했다"며 "아세안 재난관리 인도주의지원센터(AHA)와 인도의 지원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사망자와 부상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모든 국가와 모든 조직의 도움 및 기부를 촉구하기도 했다. 미얀마 군부는 만달레이를 포함한 6개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다.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미얀마 플라자 2층에 위치한 마트 '마켓 플레이스'. 우유와 소세지 등 일부 상품은 품절 상태였지만 라면 등의 사재기 분위기는 없었다. 2025.03.29 hongwoori84@newspim.com

hongwoori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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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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