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좋은여행, 여행수탁금 작년 말 261억원→올해 3분기 말 4억원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올해 3분기 국내 여행사들의 현금성 자산이 대폭 줄어 관심이 쏠린다. 이는 '여행수탁금' 계정 금액이 급격하게 줄어든 탓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숙박예약 등 명목으로 미리 받아 놓은 여행수탁금을 고객들에게 반환하면서 현금성 자산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여행사 7곳(하나투어·모두투어·노랑풍선·참좋은여행·세중·롯데관광개발·레드캡투어)의 지난 9월말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총합은 1980억원으로, 지난해 말의 3144억원과 비교해 37.0% 줄었다. 현금성자산은 3개월 안에 현금화가 가능한 예·적금 등을 뜻한다.
[도쿄 로이터=뉴스핌] 김은빈 기자 = 도쿄 하네다(羽田)공항 입국장에 붙은 '우한 폐렴' 검역 안내문 뒤로 마스크를 쓴 여성이 지나가고 있다. 2020.01.22 kebjun@newspim.com |
올해 들어 현금성자산이 더 늘어난 하나투어를 제외하고 계산하면 감소 폭은 58.7%로 더욱 커진다. 여행사마다 현금성자산 변동폭은 △하나투어(32억원) △모두투어(-477억원) △노랑풍선(-95억원) △참좋은여행(-454억원) △세중 (-40억원)△롯데관광개발(-62억원) △레드캡투어(-68억원) 등이다.
현금 유동성이 악화된 이유는 대부분 여행수탁금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숙박예약 등 명목으로 미리 받아 놓은 여행수탁금을 고객들에게 반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참좋은여행의 경우 여행수탁금이 지난해말 261억원에서 지난 3분기말 4억원 수준으로 대폭 감소했다.
자금 사정이 나빠진 여행사들은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 자회사를 정리하거나 직원을 감축하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확충하는 것이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투어의 경우 지원금이 제한되는 11월부터 전체 직원 무급휴직을 통보하며 적극적인 고정비 통제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금성자산만을 가지고 여행사의 재무적 건실성을 평가해선 곤란하다고 설명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금성자산 외에도 기타금융자산과 부채 규모 등 다양한 요소를 가지고 재무 상태를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행업계 불황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따라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계 열 손가락에 드는 여행사들은 코로나19 사태가 현재 양상으로 이어진다고 해도 적어도 내년 혹은 내후년까지는 보유 현금으로 버틸 만한 여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최근 여행업계 주가는 코로나19 백신 기대감으로 오름세다. 지난 2일과 비교한 이날 주가 상승폭은 △노랑풍선(25.7%) △참좋은여행(25.0%) △모두투어(17.3%) △하나투어(15.8%) △레드캡투어(14.1%) △롯데관광개발(8.9%) △세중 (2.3%) 등이다.
sunj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