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견에 물려 두차례 수술…제주도 워크숍 강행에 구설
[고양=뉴스핌] 이경환 기자 = 경기 고양시의 한 무기계약직이 업무 과정에서 대형견 4마리에게 물려 두차례에 걸쳐 수술대에 올랐지만 해당 부서 직원들이 제주도로 워크숍을 떠나 물의를 빚고 있다.
정부가 매일 200명이 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5단계로 격상한 가운데 제주도 워크숍을 떠난 것도 문제지만 해당 직원이 크게 다쳤음에도 워크숍을 강행한 것은 공직사회 내부적으로도 논란이 되고 있다.
고양시청 전경.[사진=고양시] 2020.11.17. lkh@newspim.com |
17일 고양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오후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IC 고가도로 하부공간에서 준설장비 확인 차 보관창고를 찾았던 A씨가 목줄이 풀려 있던 대형견 4마리에게 얼굴과 팔 등 전신을 물리는 사고가 났다.
현장에 출동한 119구급대에 일산동국대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우선 봉합수술을 받고 2차 신경수술을 받을 정도로 큰 부상을 입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면 개들에게 물려서 죽었겠구나 생각이 들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고 부상도 심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에 앞서 같은 날 오후 1시45분께에는 시청의 준설공사를 맡긴 민간회사 직원 B씨도 같은 개에게 물리는 사고가 났던 것으로 파악돼 안전조치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A씨가 두번째 수술대에 올랐던 지난 15일 소속된 팀의 무기계약직 10명과 부서 직원 4명 등이 2박3일 일정으로 제주도 워크숍을 떠나면서 구설에 오르고 있다.
해당 부서는 격려 차원에서 가용 범위 내 예산을 들여 이들에 대한 제주도 워크숍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면서 오는 19일 2박3일 일정으로 예정된 워크숍은 취소했다.
한 준설원은 "동료가 크게 다쳐 큰 수술을 앞두고 있는데 워크숍을 강행한 것은 부적절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무팀장 등 관련 공무원들이라도 남아서 후속조치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기피 업무를 담당하는 준설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마련된 이번 워크숍을 앞두고 이런 사고가 나 고민이 많았지만 코로나19로 면회도 되지 않는데다 위약금 등의 문제도 있어 우선 보냈던 것"이라며 "피해를 본 준설에 대한 산재처리 등 후속조치는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양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던 지난 15일 이재준 고양시과 부시장, 3개 구청장 등 간부공무원 40여명이 강화도로 간부 워크숍을 떠나 비난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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