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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세계 '동박' 1위, SK넥실리스 정읍공장을 가다

기사입력 : 2020년10월26일 09:00

최종수정 : 2020년10월27일 06:13

2013년 6㎛‧2017년 5㎛‧지난해 4㎛ 세계 최초 양산
기술력 업계 평균 5~8년 앞서
국내 5‧6공장 증설 이어 글로벌 진출 준비
해외 부지 '올해 안' 최종 결정
김영태 대표 "차세대 배터리 대비? 전고체 사용될 금속물질도 있어"

[정읍=뉴스핌] 이윤애 기자 = "한계는 우리도 잘 모르겠습니다. 5㎛, 4㎛도 다 도전해서 이룬 것이니까요" - 김영태 넥실리스 대표의 말이다.

지난 22일 SKC 자회사 SK넥실리스 정읍공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영태 대표는 기술력의 한계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SK넥실리스의 동박 제조 기술력은 전세계 1위다. 동박은 전기차나 핸드폰, 노트북 등 정보통신(IT) 기기에 필요한 리튬이온 전지의 핵심 소재로, 음극 집전체 역할을 한다.

SK넥실리스는 지난 20일 한국기록원으로부터 '가장 길고 폭이 넓으며 얇은 동박 제조'로 국내 최고 기록을 인증받았다. 지난해 6월 3박 4일 동안 두께 4.5㎛, 폭 1.33m의 동박을 56.5km 길이로 생산하는 데 성공한 것을 인정받은 것이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 [사진=SKC] 2020.08.20 yunyun@newspim.com

김 대표는 "업계내 평균에서 5~8년 정도 앞선 기술력"이라고 자신했다. SK넥실리스는 앞서 2013년에는 6㎛ 두께의 동박을 양산했고 2017년에는 5㎛, 지난해 10월에는 4㎛ 동박을 30km 길이로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모두 세계 최초다. 세계에서 가장 얇고 가장 길고 가장 넓은 (극박화·광폭화·장척화) 제조 기술력을 보유했다는 자부심이 느껴졌다. 

동박은 얇으면 얇을수록 2차전지의 경량화, 고용량화를 이뤄낼 수 있다. 두께 감소만큼 무게가 감소해 음극 활물질을 더 많이 담을 수 있어 에너지 밀도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배터리업계는 최근 전기차의 주행거리 늘리기 위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선 경량, 고용량이 핵심요소다.

◆ 동박 제조, 용해‧제박‧슬리팅…기술력 핵심은 '첨가제 레시피'

'백문이 불여일견'. 본격적인 공장 투어에 나섰다. 투어는 참여 기자들을 두개조로 나눠 진행했고 A팀은 이안나 SK넥실리스 중앙연구소장이 맡았다. 이 소장은 3공장을 향해 가는 길에 "동박 제조 공정은 쉽게 말해 구리 용해, 제박(박 만들기), 슬리팅(자르기) 세 가지로 보면 된다"며 설명을 시작했다.

투어의 첫 코스는 용해 공정이다. 폐전선 등 구리를 황산용액에 녹여 도금액(황산구리용액)을 제조하는 과정이다. 용해탱크와 제조된 황산구리용액을 저장하는 저장탱크를 연결, 센서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도금액의 농도를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DCS(Distributed Control System)를 구축해 운영한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SK넥실리스 공장 전경 [사진=SKC] 2020.08.20 yunyun@newspim.com

이 소장은 "이 과정에서 원하는 물성을 구현하기 위해 도금액에 첨가제를 넣는다"면서 "자사는 독보적인 첨가제 레시피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게 극박화·광폭화·장척화 기술력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중앙연구소에 첨가제만을 연구 개발하는 조직을 두고 새로운 물성을 구현하는 신규 첨가제를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다. 배터리는 반복적으로 충방전하면 양극∙음극이 수축, 팽창을 거듭해 모양이 바뀌거나 끊어지면서 성능이 떨어지는데 SK넥실리스 동박은 유연하게 견딜 수 있게 동박의 연신율을 2배 이상으로 높였다는 설명이다.

다음은 '제박 공정'이다. 황산구리용액이 파이프를 통해 제박 공정으로 이동하면 그위로 타타늄으로 된 드럼이 놓여있다. 드럼과 드럼의 지지체에 각각 마이너스와 플러스 전기를 공급하면 황산구리용액속에 구리 이온이 마이너스 전기를 공급한 드럼에 달라붙어 얇은 박이 형성된다. 이게 바로 동박이다.

동박은 드럼의 속도와 전류의 세기에 따라 두께가 달라지는데 드럼을 천천히 돌리면서 전류를 높이면 동박은 두꺼워지고 반대로빨리 돌리면서 전류를 약하게 하면 얇아진다. 얇으면 얇을수록 고용량화와 경량화에 유리하기 때문에 모든 업체가 얇은 제품을 만들어내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제박공정 중 동박이 쉽게 찢어지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슬리팅 공정이다. 고객사가 원하는 폭과 길이 대로 동박 제품을 만드는 공정이다. 슬리팅 후 품질검사와 포장을 거쳐 출하된다. 김 대표는 "고객사 입장에서는 길이가 긴 동박롤 공급을 선호한다"면서 "제품이 길면 길수록 그만큼 롤을 덜 교체하고 교체시간, 로스 등을 절약할 수 있어 생산성이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SK넥실리스는 더 긴 동박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제4공장에 개선 설비를 도입해 6㎛ 동박 제품의 경우 기존 길이 40km에서 70km 이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나아가 최신 공장으로 갈수록 자동화 설비 비율이 높아진다. 4공장에는 생산 완료된 동박룰을 '오토 크레인'으로 들어 무인운반차(AGV)에 얹으면 AGV가 슬리팅 공정으로 옮겨준다. 1~3 공장에서는 모두 사람이 투입됐던 공정이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김자선 SK넥실리스 동박생산팀장이 22일 기자들에게 5공장 증설 현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SKC] 2020.10.23 yunyun@newspim.com

출하까지 살펴본뒤 공장 옆 테라스로 나왔다. 바로 옆에서 분주히 공사중인 5공장과 6공장 현장이 보였다. 두 공장의 공사진행율은 66%, 10%로 내년 하반기, 2022년 상반기에 가동 예정이다.

5공장과 6공장은 공정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수율, 공정을 더욱 향상시키기 위한 설비 업그레이드도 하고 있다. 김자선 동박생산팀장은 "5공장과 6공장에서 디지털 시대에 맞게 자동화, 설비 업그레드 등 혁신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며 "해외 공장 건설을 위한 최적 생산 시스템을 테스트 해 해외에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영태 대표 "말레이시아는 원가 유리, 유럽‧미주는 고객 접근성 좋아"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28%, 배터리 시장은 40% 성장한다. 배터리 소재인 동박도 속도를 맞춰 성장해 생산능력 확충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SK넥실리스도 증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각각 연간 생산능력 9000톤 규모의 5공장과 6공장 신설을 결정, 추진해 완공되는 2022년에는 5만2000톤 규모가 된다. 뿐만 아니라 2025년까지 현재의 3~4배 수준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글로벌 증설도 추진중이다. 현재 정읍공장은 더 이상의 공장을 신설할 부지가 없다. 때문에 동남아시아, 유럽 등 여러 지역의 투자 후보지를 대상으로 부지, 용수, 전력 공급 등 입지 조건을 검토하고 있다.

김 대표는 공장 투어를 마치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 구체적인 해외 진출 계획을 밝혔다. 그는 "(해외 공장 부지로) 말레이시아는 원가 측면에서 유리하고 고객 접근성은 유럽, 미주가 유리한 부분이 있다"면서 "올해 안에는 해외 공장 부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부지 결정 후 증설하는데 소요기간이 있어 한없이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소송전에 대해서도 조심스럽지만 소신을 밝혔다. 김 대표는 "우리는 소재 업체로 전 세계에 글로벌 배터리를 리딩할 업체들에 우리 소재를 채택시켜, 그 회사들이 성장하는데 기여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업계가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연구하며 좁아질 동박 시장에 대한 우려도 말끔히 씻어냈다. 김 대표는 "전고체 배터리에 사용될 금속 물질을 고객사와 연계하기도 하고 자체적으로도 준비를 다 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yuny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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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탄핵안 "기각" 47.1% vs "인용" 46.7%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39일 만에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기각해야 한다는 여론과 인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팽팽했다. 이는 보수층의 결집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비호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의 의뢰로 지난 1월 20~21일 양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자동응답시스템) 조사에서 "비상계엄 선포와 내란 혐의 등을 이유로 윤 대통령을 탄핵소추한 국회 측이 탄핵소추안에서 형법상 내란죄를 배제했는데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 47.1%는 '기각해야 한다'고 답했다. '인용해야 한다'고 답한 사람은 46.7%, '잘모름'은 6.2%였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인용해야 한다 44.6% ▲기각해야 한다 50.4% ▲잘모름 5.0% 등이다. 여성은 ▲인용해야 한다 48.8% ▲기각해야 한다 43.8% ▲잘모름 7.4% 등이다. 연령별로 보면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50대 58.4% ▲40대 56.0% ▲만18~29세 48.5% ▲30대 43.2% ▲60대 42.6% ▲70대 이상 27.1% 순이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30대 54.8% ▲70대 이상 52.5% ▲60대 51.7% ▲만18~29세 49.6% ▲50대 39.3% ▲40대 37.6% 순이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남·전북에서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62.4%)이 가장 높았다. 이어 ▲강원·제주 57.2% ▲경기·인천 48.2% ▲서울 46.3% ▲부산·울산·경남 40.6% ▲대구·경북 40.2% ▲대전·충청·세종 39.5% 등이 뒤를 이었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대전·충청·세종(55.5%)이 가장 높았다. 이어 ▲대구·경북 50.8% ▲부산·울산·경남 49.6% ▲경기·인천 48.4% ▲서울 47.5% ▲강원·제주 31.9% ▲광주·전남·전북 31.3% 순이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조국혁신당 지지자 87.6%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87.4% ▲지지정당 없음 63.5% ▲개혁신당 47.8% ▲기타정당 46.5% ▲진보당 33.9% ▲국민의힘 9.3% ▲잘모름 0% 순이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국민의힘 85.0% ▲개혁신당 36.9% ▲기타정당 36.7% ▲지지정당 없음 26.6% ▲진보당 19.4% ▲더불어민주당 7.8% ▲조국혁신당 5.3% ▲잘모름 0% 순이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조사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기각'이 '인용'보다 한계허용 오차범위 내에서 높게 응답이 나왔다"며 "다만 '기각해야 한다'와 '인용해야 한다'는 답변이 팽팽한 것은 정부·여당과 야당 간의 대립이 극심한 상황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탄핵 결정 시 국론 분열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헌법재판소는 이런 정치적 영향과 파급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탄핵 심판의 최종 결론을 내려야 한다"며 "단순히 법적 기준만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에 미칠 수 있는 정치적 영향까지 균형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같은 흐름을 '보수 지지층의 과표집'으로 보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조기 대선이 다가오면서 극우 성향을 중심으로 '이재명은 안 된다'는 심리가 뭉치고, 이들이 여론조사에도 적극적으로 응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진보층도 나름대로 뭉쳐있다 보니 '윤석열 대 이재명' 양당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지금 여론조사 응답자 중의 다수는 보수층으로 보인다. 스스로 보수라고 생각하는 의견들이 의도치 않게 과표집 되면서 윤 대통령 쪽으로 표가 몰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중도층에서도 공수처 수사와 이재명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은 사람들이 국민의힘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RDD(무작위전화걸기) 활용 ARS를 통해 진행됐다. 성별, 연령별, 지역별 인구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표집했으며, 2024년 1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연령대·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7.8%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allpass@newspim.com 2025-01-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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