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앱 블라인드서 성추행 은폐 의혹 제기...본사 "사실 무근"
'밀리터리버거' 흥행했지만...성추행 의혹에 광고 삭제 중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를 운영하는 롯데GRS가 성추행 전력이 있는 직원을 감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더욱이 최근 롯데리아가 기용한 한 광고 모델의 성추행 논란마저 일고 있어 파장이 커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직장인 익명 어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를 통해 '롯데리아 L월드 몰카 사건을 고발합니다'란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서울 광진구 내 한 롯데리아 매장 전경. 2020.08.12 leehs@newspim.com |
◆익명 직원 "본사가 사내 성범죄 은폐" VS 롯데GRS "헤프닝 불과, 사실 무근"
해당 글에 따르면 지난 8월 잠실 롯데월드 내 롯데리아 직영 매장에서 A직원이 탈의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촬영해 적발됐다. 하지만 이후 회사 측은 해당 A직원에 대해 어떠한 처벌도 내리지 않고 사건을 무마했다는게 글쓴이의 주장이다.
또 사건이 일어난 해당 점포는 남녀 공용 탈의실이라 피해자 역시 불특정 다수지만 경찰 신고나 사건 진상조사 없이 회사 측은 징계도 하지 않고 (사건을) 무마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 달이 지난 후 갑자기 탈의실 현황을 조사하는 지침이 내려왔지만 후속조치는 없었고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지만 회사의 안일한 대응으로 성범죄가 반복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해당 게시글을 쓴 작성자는 사내 블라인드 내 또 다른 글을 캡처한 사진도 함께 올렸다. 이 글에선 2018년 공항 내 엔제리너스 점포에서 직원이 아르바이트생을 성추행까지 했지만 합의 후 징계 없이 회사를 다니고 있다고 쓰고 있다.
또한 서비스업 특성 상 여고생(아르바이트생)이 많지만 최근 몇 년 간 직원에 의한 성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롯데GRS) 인사팀, 윤리경영팀이 사건을 덮어버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익명 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데 대해 롯데GRS측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지난 8월 일어난 사건의 경우 A직원이 옷을 갈아입는 도중 카메라가 켜진 핸드폰을 탈의실에 두고 나왔고 이를 본 B직원이 몰래카메라로 오해한 것에 불과하다는 해명이다.
롯데GRS관계자는 "(해당 사건에서)촬영된 게시물이나 영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고 2018년에 일어났다는 (성추행)사건 역시 실체가 없다"면서 "성희롱이나 성추행 등은 민감한 사안으로 신고가 있으면 본사나 경찰, 고용노동부에서도 조사가 될 텐데 이 같은 내용으로 들어온 신고는 단 한 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모든 점포가 남녀 공용탈의실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해당 점포의 경우 오픈한지 오래된 작은 매장으로 1인용 탈의실을 운영 중"이라며 "최근 오픈하는 매장들은 영업신고를 할 때 분리하도록 되어 있어 남녀 탈의실을 분리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게시글에서 언급한 탈의실 운영 현황을 취합하도록 한 지침을 내린 것은 사실"이지만 "점포 개보수를 위한 환경개선을 위해 현황을 조사한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롯데리아 밀리터리 버거 광고. [사진=롯데리아 공식홈페이지 갈무리] 2020.10.13 hj0308@newspim.com |
◆'밀리터리버거' 폭발적 호응에도...광고 게시물 전면 삭제조치
롯데GRS 사내 성범죄 은폐 주장은 최근 광고 모델 성범죄 의혹이 일어난 시점과 맞물리면서 내부에서도 이 같은 논란이 재점화 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리아는 '가짜사나이'에 출연해 인기를 끈 이근 대위를 '밀리터리 버거' 광고 모델로 기용한 바 있다. 밀리터리 버거는 지난 달 28일 출시 직후 5만개가 팔렸고 약 2주 만에 전체 메뉴 중 불고기버거, 새우버거에 이어 인기 메뉴 3위에 오르는 등 폭발적인 호응을 받았다.
하지만 광고 모델인 이근 대위에 대한 성추행 의혹이 제기되면서 롯데리아는 밀리터리 버거 유튜브 광고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관련 게시물 역시 삭제하고 있다.
앞서 롯데리아는 이 대위가 '빚투'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에도 사안이 해결됐다고 밝히자마자 공식 페이스북 화면을 이 대위 사진으로 재배치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편 이 대위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2018년 공공장소, 클럽에서의 추행 사건은 처벌 받은 적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법의 판단을 따라야 했지만 스스로의 양심에 비춰 더없이 억울하며 끔찍하다"는 심경을 밝힌바 있다.
hj03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