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페이스북·트위터 등 거주지 따라 임금 차등 지급 방침
"지역 따라 급여 차등, 산업과 직업에 부정적 영향 줄 것"
[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 =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IT 기업 근로자들이 회사가 있는 실리콘밸리를 떠나 다른 지역에서 재택근무를 하고 있지만, 기업 경영자들은 근로자가 사는 지역 생활비에 따라 임금을 다르게 지불하려고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1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나스닥: MSFT)가 지난주부터 직원 일부를 영구적으로 원격 근무하도록 하면서 근무하는 지역에 따라 혜택과 급여가 달라질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워싱턴주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본사. [사진=마이크로소프트 홈페이지] 2020.09.30 justice@newspim.com |
신문은 또 페이스북(Facebook, 나스닥: FB)이 앞서 지난 5월 10년 동안 실질적으로 원격으로 근무하게 될 것이라면서 거주 위치가 급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고, 트위터(Twitter, 뉴욕증권거래소: TWTR)도 직원들이 영구적으로 원격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할 것이지만 연봉은 지역별로 맞춰 차등화해서 지불하겠다고 밝혔다고 소개했다.
온라인 결제 업체인 스트라이프는 샌프란시스코나 뉴욕, 시애틀을 떠나는 직원에게 일회성 보너스 2만달러를 지급하기 시작했지만, 연봉은 최대 10% 가량 삭감하기로 했다.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공급업체인 VM웨어(VMware, 뉴욕증권거래소: VMW)도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Bay Area)에서 덴버로 이동하는 직원에게 연봉 18%의 감소 방침은 전했다.
신문은 기업 입장에서는 지역 생활 비용에 따른 임금 차등 지급이 단순한 논리라고 설명하지만, 고용 컨설턴트와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재택 및 원격 근무가 장기적인 관행이 된 만큼 똑같은 일을 하는 근로자가 생활비가 적게 드는 지역에서 거주한다는 이유로 연봉을 깎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고 전했다.
기술 전문 에이전시 업체 '프리 에이전시'의 셰르빈 마샤예키 CEO는 "원격 근무와 연계된 재배치 때문에 향후 몇 년간 엔지니어의 전체 급여가 10%~20%까지 감소한다면, 관련 산업과 해당 직업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부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업체의 임금 삭감 움직임은 고용주들에게도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임시직 관리 회사인 '프로 언리미티드'의 케빈 아케로이드 최고경영자(CEO)는 "더 저렴한 지역으로 이주하려는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하면, 많은 사람이 직장을 그만둘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샌프란시스코=로이터 뉴스핌] 박진숙 기자=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에 입주한 IT 기업 사무실. 2020.10.12 justice@newspim.com |
이에 대한 반대 의견도 제기됐다. IT 산업 리서치 업체 가트너의 브라이언 크롭 인적자원 책임자는 "연봉이 10%~20% 삭감되더라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은 샌프란시스코보다 텍사스 오스틴이나 텐의 내슈빌에서 훨씬 더 호화로운 생활을 할 수 있다"며 "직원의 부정적인 반응은 종종 합리적이라기보다는 감정적인 이유"라고 주장했다.
한편 직장인의 이주가 연봉 삭감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의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가 지난 9월 미국 근로자 55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4%는 생활비가 저렴한 도시로 이주할 경우 임금이 깎이며 48%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블라인드 이용자 3분의 2는 IT 계열 종사자라고 WSJ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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