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전 세계 코로나19(COVID-19) 사망자가 100만명을 넘은 가운데 전문가들은 앞으로 100만명의 추가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치료 방법 및 여건 개선으로 치명률은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제 SARS 및 신생전염병 컨소시엄(ISARIC)에 따르면, 지난 3월 66%였던 코로나19 입원환자의 생존률은 8월 84%로 올랐다.
[베를린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독일 베를린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COVID-19) 환자의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하고 있다. 2020.04.21 gong@newspim.com |
치료 현장에서 활동하는 의료인들도 치명률이 크게 떨어진 것을 체감하고 있다. 뉴욕대 의대 임상연구원인 레오라 호르위츠 박사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3월 말과 비교하면 뉴욕 병원들의 상황은 밤에서 낮으로 바뀐 것과도 같다"며 "연령 등 확진자의 인구학적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8월 환자의 생존률은 3월에 비해 22%포인트 높아졌다"고 전했다.
호르위츠 박사는 "획기적인 치료제는 없지만, 코로나19가 심장부터 발가락까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더욱 많은 정보를 얻게 된 것이 3월과 지금의 가장 큰 차이"라고 전했다.
조기 진단이 가능해졌고 환자 치료에 참고할 수 있는 매뉴얼이 어느 정도 구축된 것도 큰 진전이다.
미국의과대학협의(AAMC)의 헤더 피어스 국장은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상황에서 이 정도 치료 프로토콜을 마련한 것은 큰 진전이며 이 덕분에 더욱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병원 치료 외에도 초기 코로나19 사망자가 대거 발생했던 요양원 등에서의 조치 강화도 사망자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집단면역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낮은 감염률에서 형성된 것일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추측'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정론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데이터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치명률이 실제로 떨어지는 것이 아닐 수 있다는 회의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치명률이 실제로 떨어졌다면 이는 젊은층 확진자가 늘어나 치명률이 낮아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검사가 확대되면서 확진자 대비 사망자 수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는 설명도 나왔다. 게다가 일부 국가의 데이터는 신뢰성이 상당히 떨어지고 확진자와 사망자 확인 기준도 국가와 지역마다 다르다. 다른 질환이 있었던 환자나 집에서 사망한 경우에는 사망 원인을 정확히 판명하기도 어렵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사망자 집계를 연령대별로 구분하는 방식으로 바꿨는데, 예일대 의대의 더글라스 로스만 교수는 연령대별로 치명률은 3월에 비해 크게 내려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로스만 교수는 일부 의사들이 일부 성공 사례들에만 주목하며 '잘못된 낙관론'을 퍼뜨리고 있을 수 있다며, 치명률에 대해서는 더욱 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코로나19 치료제 어디까지?
한편 아직 획기적인 코로나19 치료제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미국에서 승인된 유일한 코로나19 치료제인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조차 환자의 회복 기간을 단축해주는 효과가 있을 뿐 치명률을 낮춘다는 증거는 없다.
다만 영국 옥스퍼드대학이 진행 중인 '회복 실험'(Recovery Trial)에서 스테로이드계 합성 부신피질호르몬제인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이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낮췄다는 결론이 도출돼 전 세계에서 사용되고 있다.
또한 일부 의사들은 단일클론성항체 등 새로운 치료제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는 코로나19 회복 환자들로부터 채취한 가장 강력한 항체로부터 인공적으로 단일클론성항체를 만들어 최근 긍정적인 2단계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일라이릴리의 치료제는 경증 환자의 중증화 비율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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