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기준 재정증권 45조·한은 차입 97조
갚은 돈 빼도 16조…"재정준칙 도입 시급"
[세종=뉴스핌] 최온정 기자 = 정부가 일시적인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단기 차입한 금액이 142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10년 내 최고치다.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이 기획재정부에서 제출받은 '연도별 일시차입 규모와 이자 상환 비용'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 9월까지 일시 차입한 금액 누계는 142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유경준 미래통합당 의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열린 김대지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2020.08.19 kilroy023@newspim.com |
정부는 세출에 필요한 세입을 확보하지 못하면 재정증권을 발행하거나 한국은행에서 일시차입해 융통한 자금을 우선 지출한 뒤 세입을 통해 빚을 갚는다. 재정증권과 한은 일시차입은 1~2일짜리 단기자금부터 수개월짜리까지 다양하다.
정부는 올해 9월 기준으로 재정증권 45조3000억원, 한은 차입 97조2000억원 등 총 142조5000억원을 일시차입했다. 이는 최근 10년 중 가장 큰 규모다.
정부 일시차입은 2011년 19조7000억원(재정증권 11조7000억원·한은 차입 8조원), 2012년 59조4000억원(재정증권 22조4000억원·한은 차입 37조원), 2013년 111조2000억원(재정증권 36조7000억원·한은 차입 74조5000억원) 등으로 늘어난 후 2014년 71조원(재정증권 38조원·한은 차입 33조원)으로 집계돼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후 2015년 88조5000억원(재정증권 37조5000억원·한은 차입 51조원), 2016년 29조9000억원(재정증권 20조9000억원·한은 차입 9조원), 2017년 9조9000억원(재정증권 7조9000억원·한은 차입 2조원)으로 줄어든 뒤 2018년에는 2조원(재정증권 2조원)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2019년 84조7000억원(재정증권 48조7천억원·한은 차입 36조원)으로 다시 늘었고, 올해는 9월 기준으로 이미 140조원을 넘어섰다. 이미 갚은 돈을 제외하고 계산한 일시차입금 평균 잔액도 올해 9월 기준 15조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일시차입 규모가 이처럼 늘어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각종 세금 납부 유예 등 세정 지원으로 세입은 줄어든 반면, 1~4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으로 지출은 급증했기 때문이다.
유경준 의원은 "재정증권 증가도 문제지만 추가 비용이 드는 한은 차입금을 남발하는 것은 재정건전성을 빠른 속도로 해칠 수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재정준칙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연도별 일시차입 규모 및 이자상환 비용 [자료=유경준 의원실] 2020.10.04 onjunge02@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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