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부동산 투자자들을 위한 친절한 금리책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그린스펀의 수수께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004년 6월부터 2006년 6월까지 17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00%에서 5.25%까지 올렸다.
중앙은행이 단기금리를 끌어올리면 장기금리도 뒤따라 상승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당시 장기금리는 오히려 떨어졌다. 연준 의장이던 앨런 그린스펀도 이유를 알 수 없어 곤혹스럽다고 밝혀 월가는 이를 '그린스펀의 수수께끼'라고 불렀다.
그린스펀이 골머리를 썩는 동안 미국 부동산 가격에는 거품이 차곡차곡 끼었다. 그리고 모두가 알고있듯 2년 후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비극으로 끝을 맺었다. 금리는 미래를 알고 있었다.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2020.10.01 sunup@newspim.com |
미 금리 인상이 직접 주변국들을 파국으로 몰고 간 사례도 있다. 미국이 1994년 연 3.0%였던 기준금리를 이듬해 2월 연 6.0%로 만들었다. 그러자 멕시코 페소화 위기가 발발하고 97년에는 동아시아 외환위기가 발생했다.
또 미국이 급격하게 물가를 잡겠다며 99년부터 1년 동안 6차례 금리를 올리자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전 세계 IT 기업 주가가 폭락했다. 한국도 IT 기업에 끼었던 거품이 꺼지면서 2000년 코스닥지수가 5분의 1 토막이 났다.
장태민 기자의 신간 '금리를 알면 부의 미래가 보인다'는 평소 중앙은행과 금리에 대한 관심에도 불구하고 높은 진입장벽으로 고민한 사람들을 위해 씌어졌다. 저자는 CFA이자 현재 한국금융신문 국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20년 가까이 금융투자 전문가들을 취재했다.
코로나19의 전 지구적 확산으로 실물 경제가 곤두박질쳤지만 2020년 전 세계 금융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주식과 채권, 금과 원자재까지 무엇 하나 싼 것이 없다. 언제 주식시장이 폭락해도 이상할 것 없어 보이는 상황이라지만 지난 반 년 동안 전 세계 주식 시장은 근심의 벽을 타고 올랐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주가가 오르는 가장 큰 이유로 많은 전문가들이 넘쳐나는 유동성을 꼽는다. 자산시장이 현기증 나는 우상향의 랠리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중앙은행의 든든한 뒷받침이 꼭 필요하다. 미 연준은 그리고 한은은, 과연 언제까지 '돈풀기'를 계속할까. 그들이 현재의 완화적 기조를 거둬들이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충족돼야 할까.
금리가 모든 것을 알려줄 순 없지만 금리를 모른다면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이 어디쯤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2020년 10월 신발끈을 동여매고 또 다시 먼 길을 떠날 채비를 하는 동학개미들에게 좋은 길라잡이가 돼줄 책이다.
장태민 지음|메이트북스 펴냄|332쪽|1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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