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자율주행 수준은 레벨 2.5 정도
"완전자율주행차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레벨3 수준에 그칠 것"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미국 대표 전기차업체인 테슬라가 다음달 무인차 수준의 완전자율주행차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하자, "예상 보다 더 거품"이라는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프리몬트 공장에서 열린 '배터리 데이'에서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를 한 달 뒤에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다만 베타서비스로 진행될 것이며 출시 이후 소비자들은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의 레벨3 수준 자율주행 기술을 운전자의 개입없이 차 스스로 주행 가능한 레벨5의 완전자율주행차를 출시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배터리 데이에 어느 정도 거품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상 보다 더 거품"이라며 "기대에 대한 반발 심리로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레벨'은 국제자동차기술자협회(SAE International)가 2016년부터 분류한 단계로, 세계 기준으로 통용되고 있다. 레벨0에서 레벨5까지 6단계로 나뉜다.
레벨2까지는 주행 보조 개념이지만 레벨3부터 조건에 따라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레벨5는 모든 주행 상황에서 운전자가 필요하지 않은 완전자율주행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양산차에 레벨2를 적용 중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2020.03.10 [사진=블룸버그] |
김 교수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인 오토파일럿(autopilot)은 레벨3 정도로 양산형 기술로는 최고 수준이 맞지만 레벨5의 무인차 기술은 완전히 다른 것"이라며 "내달 선보인다는 완전자율주행차는 '베타' 버전인데 말이 앞뒤가 안 맞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전기차 배터리의 수명을 100만mile(160만km)로 늘리겠다고 한 것도 이미 알려진 내용이고, 배터리를 저가 생산하겠다는 구체적인 시기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했다.
테슬라는 그동안 모델3 등 전기차에 완전자율주행(Full Self Driving) 기능을 별도 옵션으로 판매해왔다. 오토파일럿 기능을 넘어 완전에 가까운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게 테슬라 측 주장이었으나, 해당 부분 광고 등에 대해 각국의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김 교수는 "완전자율주행차는 현재 없다. 내 목숨을 기계에 어떻게 맡기겠느냐. 교통 사고 시 사고 처리 및 보험 등 체계도 없는 상황"이라며 "테슬라의 자율주행 수준은 레벨 2.5 정도다. 내달 완전자율주행차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레벨3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머스크가 이날 "오토파일럿 주행 중 사고율은 0.3% 정도며, 이는 경쟁사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는 주장에 대해 김 교수는 "사고의 비율로 얘기하면 안 된다"며 "사람이 실수해서 사고를 낸 것과 기계가 사람을 다치게 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오토파일럿 기능은 미국 캘리포니아 등 날씨가 맑은 지역에서나 쓰는데도 사고가 나기도 한다"며 "밤, 폭우, 폭설 등 기후 환경에서도 제 기능을 하기 어려워 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앞서 독일 뮌헨고등법원은 지난 7월 테슬라 오토파일럿에 대해 "관련 용어 사용은 소비자에게 기대감을 만드는 데 이는 실제 사실에 부합하지 않고 오토파일럿 기술이 사람의 개입 없이 여행할 수 없으며, 사람의 개입 없는 자율주행 기술 자체가 현행 독일 법에서 불법"이라며 허위 광고라고 판결했다.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