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부동산 정책

속보

더보기

"LH가 전세금 내 줘도 보험가입?"…임대사업자들 보증보험 의무에 '멘붕'

기사입력 : 2020년09월28일 07:13

최종수정 : 2020년09월28일 07:13

세입자 보험 있어도 임대사업자 가입…'최우선변제권' 있어도 의무
임대사업자 "사기죄 준한 처벌 지나쳐"…전문가들 "부당하지 않다"
관건은 합리적인 보험료…"대량할인 적용해 적정요율 산정해야"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정부가 모든 임대사업자의 '임대보증금 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것을 놓고 임대사업자와 국토교통부의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임대사업자들은 세입자가 사실상 전세보증금 부담이 없거나, 이미 보험에 가입해 있는데도 집주인이 보험을 들어야 하는 건 '과중한 부담'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국토부는 이번 제도가 임대사업자의 '의무'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세입자의 전세금 부담이나 보험가입 여부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임대사업자에게 큰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보험료를 합리적으로 책정해야 사회적 갈등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도심 아파트의 모습. 2020.08.21 yooksa@newspim.com

◆ LH 전세임대, 세입자 보증금 부담 적어…그래도 임대보증보험 가입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임대사업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세임대 형태로 세입자와 계약하거나 ▲세입자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이미 가입했거나 ▲세입자가 최우선변제권을 가진 소액임차인이어도 내년 8월부터 임대보증금 보증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임대보증금 보증보험은 집주인이 세입자의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경우 보험사가 이를 대신 돌려주는 상품이다. 임차인이 등록임대주택에서 보증금을 떼일 염려 없이 안심하고 살도록 하기 위해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SGI서울보증에서 가입할 수 있다. 

하지만 집주인들은 위 세 가지 상황에도 가입을 의무화하는 게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우선 세입자들은 LH 전세임대 형태로 집주인과 임대차계약을 맺을 경우 전세보증금 부담이 거의 없다. 'LH 전세임대 제도'란 저소득층과 청년이 전셋집을 물색해오면 최소한의 보증금과 이자만 내고 LH가 사실상 전세금을 대신 내주는 제도다.

지원대상별로 ▲신혼부부 ▲다자녀 ▲청년 1~2순위 전세임대 제도가 있다. 예컨대 LH가 지난달 12일 입주자를 모집한 '청년 전세임대'는 임대보증금이 1순위 100만원, 2순위 200만원이다. 임대료는 지원한도액 내 전세보증금에서 임대보증금을 뺀 나머지 금액에 1~2% 금리를 적용해 산정한다. 지원한도액은 수도권 1억2000만원, 광역시 9500만원, 기타지역 8500만원이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2020.09.09 sungsoo@newspim.com

세입자가 부담한 액수를 제외한 나머지 전세금은 LH가 집주인과 계약을 맺고 대신 지불한다. LH는 이 경우 SGI서울보증과 '전세임대 주택신용보험' 계약을 체결한다. 집주인이 파산하거나 집이 경매에 넘어가서 LH가 전세금을 못 돌려받을 경우, 보험계약에 따라 SGI서울보증으로부터 대신 전세금을 돌려받기 위해서다.

하지만 국토부는 임대사업자가 LH와 계약을 맺었다고 해도 임대사업자의 보증보험 의무가 이행된 것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임대사업자도 임대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반하면 임대사업자는 최고 2000만원의 벌금, 최장 2년의 징역에 처해진다.

◆ 세입자 보험 가입해도 임대사업자도 가입…중복시 세입자 해지 가능

임대사업자는 이밖에도 임대보증금 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범위가 너무 넓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세입자가 HUG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이미 가입한 상태여도 임대사업자는 별도로 임대보증금 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제때 못 받을 상황에 대비해 가입하는 보험이다. 집주인이 파산하거나 집이 경매에 넘어가는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임대사업자가 내년부터 의무 가입하는 '임대보증금 보증보험'과 마찬가지로 세입자들 전세금을 보호한다는 점에서 보증범위가 겹친다.

임대사업자들로서는 세입자가 이미 보험에 가입했는데 임대사업자가 굳이 보험에 또 들어야 하느냐는 의문이 생긴다.

하지만 국토부는 세입자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해 있어도 임대사업자는 임대보증금 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이번 제도는 임대사업자의 의무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세입자의 보험가입 여부와는 무관하다는 것.

HUG 관계자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과 '임대보증금 보증보험'은 서로 다른 상품"이라며 "중복되는 부분이 있으면 세입자가 기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을 해지하고 집주인이 임대보증금 보증에 가입하면 된다"고 말했다.

◆ 세입자 '최우선변제권' 있어도 임대보증보험 의무…집주인 "지나친 의무"

세입자의 보증금이 최우선변제 금액보다 적어도 임대사업자는 의무적으로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보증금이 최우선변제 금액보다 적으면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소액 임차인'에 해당한다.

법원은 집주인의 파산으로 경매로 넘어온 집에 소액 임차인이 살고 있으면 다른 채권자들의 저당권이 선순위에 있어도 그 임차인에게 보증금의 일부를 먼저 돌려준다(최우선변제). 소액 임차인을 사회적 약자라고 보고 이들의 권리를 우선적으로 보호해주는 것이다.

다만 세입자가 주택에 대한 경매신청 등기 전까지 대항요건(점유 및 주민등록)을 갖춰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서울의 경우 최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소액임차인은 보증금이 1억1000만원 이하인 경우다. 이 때 최우선 변제금은 3700만원 이하다.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른 과밀억제권역(서울특별시 제외), 세종특별자치시, 용인시 및 화성시의 경우는 보증금 1억원 이하가 소액임차인이다. 이 때 최우선 변제금은 3400만원 이하다.

또한 광역시(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른 과밀억제권역에 포함된 지역과 군지역 제외), 안산시, 김포시, 광주시 및 파주시는 보증금 6000만원 이하일 경우 최우선 변제금이 2000만원 이하다. 그 밖의 지역은 보증금 5000만원 이하에 최우선 변제금 1700만원 이하다.

이처럼 임대사업자는 최우선변제권을 가진 소액임차인은 집이 경매에 넘어가도 보증금을 우선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상황에서 임대사업자가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는 게 과중한 부담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국토부 관계자는 "임차인이 전세권을 설정하고 최우선변제권이 있어도 임대보증금 전액을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등록 임대주택의 경우 임대보증금 전액 또는 보증대상액을 산정해서 보험에 가입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임대사업자 "사기죄 준하는 처벌 지나치다"…전문가들 "부당하지 않다"

임대사업자들은 국토부가 이처럼 모든 임대사업자에게 '임대보증금 보증보험 가입'을 강제하는 것이 '위헌'이라고 보고 있다. 보증보험 가입 의무 위반에 따른 처벌 수위(2000만원 이하 벌금, 2년 이하 징역)가 헌법 제37조 제2항에 있는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에서다.

남을 속여서 돈을 떼먹는 사기죄의 경우 2000만원 이하 벌금,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임대사업자로서는 세입자에게 사기를 친 것도 아닌데 임대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기꾼과 비슷한 수준의 형사처벌을 받는다는 게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임대사업자들은 "보증가입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사업자는 정부가 다른 경제적 불이익이나 간접강제 방법으로 충분히 규제를 가할 수 있다"며 "또한 소규모 주택임대사업자는 대부분 성실하게 임대보증금을 상환하고 있으며, 상환하지 못할 경우에도 경매절차를 통해서 세입자가 보증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정부가 임대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하지 않은 임대사업자를 일률적으로 2년 이하 징역,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는 것은 헌법의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위 세 가지 경우에 대해 국토부가 '임대보증금 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한 것이 부당한 처사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우선 첫번째 'LH 전세임대'의 경우 LH가 전세금 반환을 위해 SGI서울보증에 가입하는 건 다소 모순이라는 진단이다.

임대사업자인 집주인이 파산해도, 여전히 그 집주인은 LH에 전세금을 돌려줄 의무가 있다. 이를 고려하면 LH가 따로 보험에 가입할 게 아니라 임대사업자가 '임대보증금 보증보험'에 가입하는 게 맞다는 분석이다.

두번째로 세입자가 'HUG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는 것은 집주인의 책임이기 때문에 세입자가 아닌 집주인이 보험에 드는 게 합당하다는 의견이다. 또한 보장범위가 중복될 경우 세입자가 보험을 해지할 수 있다고 HUG가 답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것.

세번째로 '최우선변제권'이 있는 소액 임차인이어도 실제 경매가 진행되서 보증금을 돌려받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부동산이 경매에 넘겨진 후 실제 경매시장에 나오기까지는 물건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7~8개월 걸린다.

또한 소액 임차인은 보증금 전액을 회수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그 중 일부인 '최우선 변제금'만 우선 돌려받을 수 있다. 서울에서 소액임차인 기준은 보증금 1억1000만원 이하인데, 최우선 변제금은 3700만원 이하다. 사실상 소액임차인은 보증금의 절반도 못 돌려받는 셈이다. 

◆ 관건은 합리적인 보험료…"대량할인 적용해 적정요율 산정해야"

결국 관건은 임대보증금 보증보험의 보험료가 얼마가 될 것이냐에 달렸다. 보험료가 임대사업자에게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책정된다면 임대사업자들의 불만이 다소 가라앉을 것이기 때문이다.

HUG에 따르면 작년 임대사업자의 임대보증 사고금액은 492억원이다. 또한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기준 전국 주택 임대사업자는 총 51만1000명이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전국 임대사업자 1명당 평균 사고 금액은 9만6281원으로 추산된다.

전세금 5억원, 임대보증금 보증보험의 최소 요율 0.099%를 적용한 보증료가 총 99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보증료가 다소 비싸다는 분석이다.

임대사업자들이 내년 8월부터 일제히 보증보험에 가입하면 '집단보험'이라는 점을 감안해 보증요율을 낮춰야 한다. 예컨대 임대사업자 1명만 보험에 가입하면 그 1명의 위험도를 기준으로 보증료를 책정하지만, 전국 수십만명 임대사업자가 같은 보험을 든다면 대량 할인을 해줘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단체보험, 집단보험이라고 한다. 만약 이 작업을 하지 않으면 임대인은 과중한 보증료 부담을 지게 된다. 해당 보험상품을 사실상 독점적으로 제공하는 HUG, SGI서울보증이 폭리를 취할 우려가 있는 것.

HUG는 최근 보증상품에 대한 보증료율과 보증료 체계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했다. 대상이 되는 보증상품은 분양보증과 전세임대주택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등 11개 상품이다. HUG는 이를 통해 적정 보증료율 검토 및 조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부는 임대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기에 앞서 적정요율을 산정하는 게 급선무"라며 "임대사업자들 가입으로 전체 가입자 수가 늘어날 경우 적정 보증요율이 얼마일지에 대한 사전용역을 발주하고, 이를 근거로 적정요율을 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지 않으면 세입자가 낼 임대료에 보증료 부담이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sungsoo@newspim.com

GAM - 해외주식 투자 도우미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사직 전공의 2924명 복귀 의사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20일부터 전공의를 대상으로 한 추가 모집이 시작된 가운데, 최소 사직 전공의 2924명이 복귀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한수련병원협의회(협의회)에 따르면 사직 전공의에 복귀 의향을 묻는 설문조사에 참여한 인원 4794명 중 복귀 의사를 밝힌 사직 전공의는 2924명(61.5%)으로 집계됐다. 복귀 의사를 밝힌 사직 전공의 2924명 중 즉시 복귀를 희망한 사직 전공의는 719명(15.1%)이다. 필수의료패키지 재논의, 5월 복귀 시 수련 인정, 입대한 사직자의 제대 후 복귀 TO(정원) 보장을 조건으로 복귀를 희망한 사직 전공의는 2205명(46.4%)으로 집계됐다. 복지부는 이달 말까지 전공의 추가 모집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전공의는 3월과 9월 상·하반기로 나눠 수련 모집을 하는데 의료계 요청에 따라 추가 복귀 길을 열어준 셈이다. 복지부는 사직전공의가 요구한 필수의료패키지 재논의, 5월 복귀 시 수련 인정, 입대한 사직자의 제대 후 TO 보장을 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필수의료패키지 재논의에 대해서는 기존 발표한 의료개혁 과제 중 구체화가 필요한 과제에 대해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5월 복귀 시 수련 인정의 경우는 오는 6월 1일부터 수련이 개시되면 인정된다. 군입대 전공의를 포함한 복귀 전공의 TO 보장도 수용됐다. 원 소속 병원·과목·연차의 TO가 기존 승급자 등으로 이미 채워진 경우도 사직자가 복귀하면 정원을 추가 인정한다. 다만, 이미 군입대한 전공의가 제대한 후 수련병원으로 복귀하는 문제는 향후 의료 인력, 병력 자원 수급 상황, 기존 복귀자와 형평성 등을 고려해 검토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문제는 전공의 약 3000명이 복귀해도 전공의 출근자 비율은 2023년 전공의 임용대상자와 대비하면 절반에 못 미친다. 2023년 전공의 임용대상자는 1만3531명이다. 올해 3월 사직전공의 전체 인원은 1만1713명으로 재작년 대비 86.6%에 해당하는 전공의가 복귀하지 않고 있다. 만일 3000명이 복귀할 경우 2023년 대비 전공의 비율은 35.6%다. 복지부는 "대한수련병원협의회, 대한병원협회 등 6개 단체가 전문의 수급 차질을 막고 의료공백 상황을 해결할 수 있도록 사직전공의의 수련 복귀를 위한 추가 모집을 열어줄 것을 건의했다"며 "고심 끝에 수련 현장 건의를 받아들여 5월 중 수련 재개를 원하는 전공의는 개인의 선택에 따라 수련에 복귀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dk1991@newspim.com 2025-05-20 14:25
사진
SKT 재점화 '위약금 면제' 논의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SK텔레콤(SKT) 해킹 사고로 유출된 정보가 당초 예상보다 더 많았던 것으로 밝혀지자, 유심 해킹 피해 고객 위약금 면제 논의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SKT 유심 해킹 사고 민·관 합동 조사단(민관합동조사단)'의 2차 조사 결과 브리핑에 따르면, 조사단은 SKT 서버에서 총 25종의 악성코드와 23대의 감염 서버를 추가로 확인했다. 조사단은 이번 사고로 약 2695만건 이상의 유심 정보(전화번호, 국제 이동 가입자 식별번호인 IMSI 등 약 9.82GB 규모) 유출을 확인했다.  조사단은 리눅스 서버 3만여대를 포함한 전체 서버로 점검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조사단은 일부 서버에서 개인정보(이름, 생년월일, 전화번호, 이메일 등)와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 약 29만건이 포함된 파일을 발견해, 해당 정보의 유출 여부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한다. 류정환 SKT 네트워크인프라센터장이 19일 데일리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정승원 기자] SKT를 이용하며 '2년 약정' 계약을 맺은 고객 김모(35)씨는 이날 통신사 변경 상담을 신청했다. 김씨는 "유심 정보 해킹 피해를 당한 피해자의 입장이지만, 약정 기간이 약 1년 3개월 남았다는 이유로 10만원을 내야 한다고 통보받았다"며 "SKT가 고객 신뢰를 회복하려면, 고객의 위약금 지불 부담부터 덜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비슷한 처지의 박모(27)씨도 약정(2년 약정) 만료를 약 1년 앞두고, 위약금 8만원을 안내받은 상황이다. 박씨는 "일 때문에 바빠서 전화 상담을 받았는데, 자세한 위약금 도출 과정은 물어보지 못했다"며 "해킹 피해로 금융 범죄 피해는 당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데, 위약금 부담에 통신사 변경도 마음대로 하지 못해 억울하다"고 말했다.  SKT는 전날 이 같은 고객 의견을 이사회에 전달하기 위해 SKT 고객신뢰위원회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고객신뢰위원회는 최근 해킹 사고로 손상된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장기적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출범한 외부 전문가 중심의 독립 기구다.  홍승태 SKT고객가치혁신실장은 "위약금 면제와 관련해 고객의 생각을 정리해 회사에 전달하는 등 고객 시각을 반영하는 역할을 위원회가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SKT 측은 위원회가 직접 위약금 면제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 위약금 면제의 쟁점은 'SKT 귀책사유'…정부·법조계도 주목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LTE·5G 이동전화 서비스 등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한 SKT 이용약관 제 43조(위약금 면제)에 따르면 '회사의 귀책 사유로 (고객이) 계약을 해지할 경우'가 위약금 면제 조건으로 명시돼 있다. [사진=SKT 약관 캡처] 2025.05.19 yek105@newspim.com 위약금 면제 여부를 결정할 핵심 기준은 'SKT의 귀책사유 여부'가 될 전망이다. LTE·5G 이동전화 서비스 등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한 SKT 이용약관 제 43조(위약금 면제)에 따르면 '회사의 귀책사유로 (고객이) 계약을 해지할 경우'가 위약금 면제 조건으로 명시돼 있다.  일각에서는 해당 조항이 현실화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약관에서 말하는 귀책 사유란 계약상 급부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경우를 의미한다"며 "SKT는 통화나 데이터 등 통신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제공한 만큼, 이번 사건이 위약금 면제 조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관합동조사단은 현재 회사의 귀책사유를 가리는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조사단은 현재 유심 해킹 사고의 원인 및 경위, 피해 규모, 사내 보안 관리 실태, 사고 대응 과정의 적정성 등을 조사 중이다.  정부는 최종 조사 결과에 따라 위약금 면제 등 책임의 경중을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월례 브리핑에서 "4개 법무법인에 의뢰한 검토 결과를 받아봤지만 아직은 명확하게 답하기 어렵다"며 "결국은 조사단의 결과를 보고 나서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법인은 SKT의 ▲고의 또는 과실 여부 ▲정보보호 기술 수준 ▲보안조치의 적정성 등을 기준으로 귀책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다. 정부는 이 같은 기준과 조사단 결과를 고려해, 행정 행위 수준을 결정지을 전망이다.  ◆ "6개월 내 분쟁조정 결과 나올 것"…소비자 집단행동은 '속도'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SKT 유심 정보 유출 사태 한국소비자원 집단분쟁조정신청서 [사진=이철우 변호사] 2025.05.19 yek105@newspim.com 정부 조사가 길어지는 사이, 일부 고객은 집단으로 행동에 나서고 있다. SKT 이용 고객 59명은 지난 9일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통신사 이동 시 위약금 면제 및 1인당 30만원 배상을 골자로 하는 집단 분쟁 조정을 신청했다.  대표 신청자인 이철우 문화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이날 "현재 집단분쟁조정 신청이 접수돼 사건 번호가 부여됐으며, 전체 절차는 6개월 이내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며 "전체 소비자에게 위약금 면제를 비롯한 어떤 보상안이 마련된다는 전제하에 신청 금액의 일부가 지급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변호사는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약관법) 제5조 제2항("약관의 조항이 명확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조항은 작성자에게 불리하게 해석한다")에 따라 소비자분쟁조정위가 SKT에 불리하게 약관을 해석해 위약금을 면제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SKT의 약관에는 '회사의 귀책사유로 (고객이) 계약을 해지할 경우'만 명시돼 있을 뿐, 귀책사유가 구체적으로 규정돼있지 않다.  이 변호사는 "핵심은 '회사 귀책사유'에 대한 해석이다"라며 "SKT 측은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할 정도의 장애'가 있어야 회사의 귀책사유가 성립한다고 주장하겠지만, '약관법 제5조 제2항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에 따라, 귀책사유에 대한 부연 설명이 없을 때는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국회입법조사처 "SKT 정보 유출 계기로 '위약금 면제' 제도화해야"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통신사 해킹 사고 사후대응의 문제점과 입법과제 [사진=국회입법조사처 캡처] 2025.05.19 yek105@newspim.com 국회입법조사처는 'SKT의 귀책사유'가 인정되기만 한다면 약관을 근거로 위약금을 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이동통신사 스스로 위약금을 면제하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한지'를 묻는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더불어민주당)의 질문에 "SKT가 가입 약관에서 '회사의 귀책사유로 인해 고객의 계약을 해지할 경우' 위약금 납부 의무를 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번 해킹사태가 SKT 귀책사유로 인한 서비스 문제라면 이 조항을 근거로 위약금을 면제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통신사 해킹 사고 사후대응의 문제점과 입법과제' 보고서를 통해 통신사 해킹 사고와 관련해 피해 소비자를 위한 위약금 면제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입법조사처는 "(유심 해킹 사태 이후) SKT가 뒤늦게 유심 무상 교환 조치를 발표하고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자에게 피해가 발생할 경우 보상하겠다는 모호한 입장을 취한 것도 전기통신사업법, 개인정보 보호법, 정보통신망법에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 구제 조치가 미흡한 현실을 보여준다"며 "피해자가 통신사 이동을 원할 경우, 위약금을 면제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소영 변호사는 이날 "구체적으로는 정보통신망법의 '침해 사고 대응' 부분, 혹은 전기통신사업법상 '이용자 보호'나 '사업자 의무' 조항에 위약금 면제 내용을 추가할 수 있다"며 "또, 보고서에는 없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소비자 보호 지침도 다시 검토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2차 조사 결과 브리핑을 마친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SKT 유심 해킹 사태 대응에 있어 철저한 조사, 투명한 절차, 그리고 국민 우선의 정보 공개라는 세 가지 원칙으로 임하고 있다"며 "절대 은폐하거나 축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단은 오는 6월 말까지 IMEI 등 민감정보 유출 여부, 전체 서버 추가 점검, 해킹 경위와 사내 보안 실태, 회사 귀책사유 등 핵심 쟁점에 대해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yek105@newspim.com 2025-05-19 20:5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