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버연구소 출신 스콧 아틀라스, 스웨덴식 집단면역론자
파우치 소장에 대한 '안티팬', 벅스 조정관과 수차례 마찰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임 보건 자문역이 코로나19(COVID-19) 사태 타개 전략으로 집단면역을 추구하고 있어 보건 전문가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1일에 임명한 백악관 코로나19(COVID-19) 대응 태스크포스(TF) 의료정책 자문, 스콧 아틀라스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일명 '스웨덴식 집단면역론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언론 브리핑하는 스콧 아틀라스 박사를 보고 있다. 2020.08.12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스웨덴이 전염병 사태 초기에 봉쇄를 완화하고 집단면역 전략의 길을 택한 것에 대해 미국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아틀라스 연구원은 대대적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미 경제와 사람들의 자유를 무너뜨린다는 일부 보수 성향들과 뜻을 함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아틀라스 자문역, 일부 정책에 집단면역 전략 도입 시작
익명의 행정부 관리와 전문가들은 아틀라스가 백악관 코로나19 TF에 합류한지 한 달도 채 안 돼 벌써부터 일부 정책에 집단면력 전략을 도입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특히 코로나19 감염 여부 검사 정책에 그의 이론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미 보건복지부는 지난달에 국방물자 생산법을 가동, 양로원 등 시설에 검사 키트 이송을 가속화 했다. 그러나 미 전역에서 진단 키트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다른 시설이나 부문에 있어 행정부는 지출을 늘리지 않고 있다. 또 아틀라스를 비롯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보좌관들은 학교를 재개방하고 봉쇄 조치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최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확진자와 가까이 접촉했다고 해도 뚜렷한 증상이 없다면 검사 대상에서 제외하라고 지침을 수정했다. 당국은 코로나19 감염자의 약 40%가 증상이 없는 것으로 추산했는데, 무증상자의 바이러스 확산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침 개정을 강행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데보라 벅스 코로나19 TF 조정관에 뉴욕과 뉴저지가 집단면역에 도달했냐고 질문했다고 한 고위 행정부가 전했다. 벅스는 당시 대통령에게 그러한 결론을 지지할 만한 충분한 데이터가 없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집단면역을 아이디어로 제시한 적 있고 당시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 등 전문가들이 반대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스웨덴식 집단면역은 사실상 실패했고, 자연 면역력이 얼만큼 효능을 나타내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무분별한 봉쇄 완화는 위험하다는 판단에서다.
익명의 한 고위 행정부 관리는 아틀라스 자신이 파우치 소장의 "안티팬"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차례 의견 충돌이 있었던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거의 만날 일이 없는 한편, 아틀라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거의 매일 만난다고 백악관 관리 세 명이 전했다. 아틀라스는 또 벅스 코로나19 TF 조정관과도 여러 차례 마찰을 빚은 바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아틀라스가 의료정책 전문가이지, 전염병이나 질병 연구에 대한 이력이 전무한 것도 우려스러운 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에릭 토폴 스크립스리서치 트랜슬레이셔널 연구소 소장은 "우리는 과학을 포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대통령에 의해 과학을 부정하고 있다. 또 신뢰할 수 없는 잘못된 정보를 가진 매개체를 영입함으로써 문제는 더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