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이 코로나19(COVID-19) 집단면역 달성을 위해 바이러스가 자유롭게 확산되도록 방치한다면 사망자 수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급증할 것이라고 미국 최고 감염병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이 경고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에 따르면, 파우치 소장은 할리우드 배우 매튜 맥커너히와의 인스타그램 라이브 토론 방송에서 "모든 미국인이 감염된다면 무증상자들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하더라도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로이터=뉴스핌]김근철 기자=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7.01 kckim100@newspim.com |
마이크 라이언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처장 등 유행병 전문가들은 전체 인구의 60~80%가 백신 접종이나 자연 감염 후 항체 형성으로 면역력을 갖춰야 집단면역이 형성된 것이라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존스홉킨스대학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미국 총인구 대비 코로나19 감염 인구 비율은 2%가 채 되지 않는데도 최소 16만6970명이 사망했다. 파우치 소장은 "집단면역을 목표로 바이러스가 통제 없이 확산되도록 놔둔다면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인들은 특히 당뇨병과 비만, 고혈압 등 기저질환 인구가 많아 더욱 위험하다"며 "모든 사람이 감염되고 나면 괜찮을 것이라고 절대 말할 수 없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WHO 또한 집단면역을 목표로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권고하고 있다. 감염자가 폭증해 의료 시스템이 마비되고 사망자가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이언 사무처장은 "우리는 집단면역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며 "이는 집단면역이 형성되기 전까지 오랫동안 이 바이러스가 인간 사회에 큰 피해를 줄 것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 등 유행병 전문가들은 각국이 감염률을 매우 낮은 수준으로 끌어내릴 수는 있지만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될 가능성은 낮다고 관측하고 있다.
파우치 소장은 지난 7월 "적절한 공중보건 조치, 어느 정도의 글로벌 집단면역, 조심스럽게 낙관하는 백신 개발 등이 모두 이뤄지면 코로나19를 통제할 수 있겠지만, 그 시기가 올해가 될지 내년이 될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