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멜라니아 연설에 "백악관 선거운동 활용 안 돼"
폼페이오, 국무부 내규 어기고 해외서 전당대회 '참석'
트럼프 지지자, 연설 앞두고 음모론 트윗..명단서 삭제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2일차인 지난 25일(현지시각) 행사가 각종 구설 속에 마무리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연설, 찬조 연설자로 섭외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의 극우 음모론 트윗 홍보 등이 논란을 일으켰다.
로이터통신과 CNBC방송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논란은 전당대회의 이튿날 시작을 알리는 멜라니아 여사의 연설부터 일었다. 멜라니아 여사가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의 지지를 호소하자 야당인 민주당은 '백악관을 선거 활동의 장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며 즉각 반발했다.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민주당은 백악관을 선거 운동 장소로 삼지 않는 게 관례인 데다 백악관 직원 등 연방 공무원의 선거운동이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는 점을 들었다. 민주당은 멜라니아의 연설 무대 마련을 위해 백악관 직원이 동원됐을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중동 및 아프리카 순방 일정을 소화 중인 폼페이오 장관도 논란을 몰고 왔다. 그는 미국 내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인 친(親) 이스라엘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에게 호소할 목적으로 예루살렘에서 녹화 영상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적극 지지했다. 현직 국무장관의 전당대회 '출석'은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엘리엇 엥겔 하원 외교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의 연설은 '상원에서 인준을 받은 대통령 지명 직원은 정당의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다'는 국무부 내부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며, 내규에 따르면 해외에서의 정당 활동 관여도 금지된다고 꼬집었다. 심지어 폼페이오 장관은 이런 규정을 지난달 국무부 직원들에게 통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또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가 찬조 연설을 앞두고 극우 음모론 집단 '큐어넌(QAnon)'의 음모론과 반(反)유대주의적 글들을 트위터에 공유해 구설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 지지자인 메리 앤 멘도자 씨는 이날 오전 올린 10여건의 관련 트윗이 논란이 되자 연사 명단에서 삭제됐다.
그는 음모론과 반유대주의적 글들을 트위터에 공유하고는, "스스로를 위해 이 이야기들을 읽어보라"며 자신의 팔로워 4만여명에게 일독을 권했다. 멘도자 씨는 2014년 불법체류 중이던 음주 운전자에 의해 아들을 잃었다. 그는 이날 찬조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이민정책을 예찬할 계획이었다.
한편, 이날 논란 속에서도 멜라니아 여사의 연설 내용만큼은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멜라니아 여사는 '비난'과 '자랑'이 대부분인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과는 달리 경제적 타격에 괴로워하는 미국인들을 위로하고, 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 종사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2016년 전당대회에서도 연설했지만 당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의 과거 연설을 표절한 의혹이 제기돼 담당 작가가 사과하는 등 오명을 얻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이 만회할 기회"라고 보도한 바 있다.
메리 앤 멘도자 [사진= 블룸버그통신] |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