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강세·달러 약세 호재에 수익률↑
3개월만에 30% 상회하는 고수익 실현
재정 건전성 우려·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부담
전문가들 "신규 투자 또는 비중 확대 부정적"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작년 하반기 이후 부진을 면치 못했던 브라질 펀드가 최근 3개월 30%대 수익률을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도 브라질 증시가 6월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달러 약세에 따른 외국인 수급 유입 등이 모멘텀으로 작용한 형국이다.
브라질 헤알화 [사진= 로이터 뉴스핌] |
하지만 업계에서는 브라질 상품에 대한 신중론이 우세하다. 최근 상승세에도 정치불안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적지 않은 만큼 중장기 투자매력은 제한적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16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브라질 주식형펀드 수익률(13일 기준)은 32.48%로 집계됐다. 해당기간 브라질 펀드보다 높은 수익을 거둔 상품은 광물·원유·농산물 등 원자재에 투자하는 커머더티 펀드(40.92%)와 동남아 주식형펀드(37.87%) 2개에 불과하다.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한 국내 주식형펀드(25.79%), 남미신흥국 주식형펀드(24.64%), 글로벌신흥국 주식형펀드(22.31%)도 브라질 펀드의 선전에 미치지 못했다. 같은 기간 16.5%에 그친 미국주식과는 격차가 2배에 달한다.
국내에 출시된 개별 상품들도 대부분 해당 기간 두자릿수대의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
멀티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멀티에셋삼바브라질포커스자[주식]A'와 '멀티에셋삼바브라질자[주식]A'가 각각 38.80%, 38.63%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한화브라질자(주식-재간접)A클래스'(36.18%), '신한BNPP브라질자(H)[주식](종류A1)'(35.05%), '신한BNPP더드림브라질자1[주식](종류A)'(34.75%), '교보악사파워브라질자1(주식)Class Ae'(33.24%), '미래에셋연금브라질업종대표자1(주식)종류C-P'(32.60%),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자1(주식)종류A)'(32.52%)가 30%가 넘는 고수익을 거뒀다.
이처럼 브라질 펀드가 호실적을 거둔 것은 보베스파(BOBESPA) 지수 반등에 기인한 결과다.
코로나19 판데믹(세계적대유행) 직후 6만1690선까지 밀려나며 고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던 보베스파 지수는 글로벌 금융시장 회복과 함께 'V자' 반등에 성공했다. 4월 이후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진입해 결국 지난달 중순 1만포인트에 도달했다. 종가 기준 보베스파 지수가 1만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3월4일 이후 4개월만이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우려와 달리 정치 완화와 달러 약세, 원자재 가격 회복 등의 영향으로 강세가 지속됐다"며 "코로나19 확산에도 경제활동이 재개되고, 헤알화 차익거래를 위한 외국인 수급 유입이 추가적인 모멘텀이 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몇년새 진행된 통화완화 정책 역시 브라질 증시을 끌어올린 또 다른 요인으로 꼽혔다.
최근 브라질 중앙은행은 8월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이전보다 25bp(1bp=0.01%) 내린 2.0%로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2016년 10월 기준금리가 14.25%였던 것을 감안하면 지난 5년간 약 12%를 낮추는 금리 인하 사이클이 이어진 셈이다.
여현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빠른 속도로 재확산되자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행동이 나선 것"이라며 "통화정책 관점에서 헤알화 약세를 야기할 만한 요인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장기 전망에 대해선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들은 꾸준히 제기된 재정 건전성 이슈와 함께 금리 인하 사이클 마무리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 부담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신규 투자 또는 비중 확대는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조종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브라질 중앙은행은 코로나19에 대응해 정부지출이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물가 상방 압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며 "재정지출이 확대되며 재정건전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될 경우 자금 유출은 물론 헤알화 약세를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창민 연구원 역시 "재정적자 한도가 사라지면서 하반기 큰 폭의 재정적자를 예고하고 있다"며 "헤알화 약세 압력과 이로 인한 외국인 자본 유출, 코로나19 장기화 등을 감안해 비중 축소를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증시 뿐 아니라 채권투자 매력 또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신환종 NH투자증권 FICC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이후 전개될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사이클 진입은 장기 투자 매력을 감소시키는 요인"이라며 "여기에 환율의 중기적인 약세 부담이 헤알화 브라질 채권 매력을 더욱 낮아지게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