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회복 기대 과도·대선 불확실성 등 변수"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주식과 채권, 원자재 가격이 넉 달째 동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시장이 '과열양상(Melt-Up)'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례 없는 침체기에 자산 가격이 무차별적인 오름세를 보이자 일각에서 걱정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S&PGSCI상품지수는 지난 3월 말부터 각각 모두 25% 이상 올랐다. 블룸버그바클레이스 미국종합채권지수는 3% 이상 뛰었다. 3개 지수 모두가 이번 주에도 오르면 4개월 연속 동반 상승으로 7월을 마무리하게 된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플로어에서 트레이더들이 근무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3.25 |
코로나19발 경기 침체기에도 자산 가격이 광범위하게 오른 것은 각국 정부 및 중앙은행의 경기 부양책과 백신 개발에 대한 희망, 이번 사태로 비롯될 기술 기업 등의 입지 강화 기대감이 작용한 덕분이다. 상승세에 회의적이던 투자자마저 매수세에 동참하면서 가격 오름폭은 확대됐다.
WSJ은 "애플과 같은 대형 기술주부터 귀금속인 은(銀)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문에서 거래자들이 매수 열기에 올라타고 있다"고 전했다.
◆ 'Melt-Up' 우려..."동반 상승→동반 급락도 가능"
모든 자산군이 무차별적으로 상승하자 전문가 사이에서 이견이 나온다. 신문은 예로 위험자산인 주식과 안전자산인 국채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기 마련이라며, 모든 자산군이 상승하는 현상이 벌어질 때마다 이를 두고 금융 시장이 어떤 신호를 보내는지에 관한 논쟁이 벌어진다고 전했다.
펀드매니저 다수는 이 같은 상승세가 경기 회복 기대와 회사채와 국채 등을 부양한 중앙은행 정책의 효과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정당화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한편, 애널리스트들은 금융 시장이나 세계 경제가 새로운 충격을 받게 되면 동반 급락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고 WSJ은 보도했다.
앞서 코로나19 이후의 세계 경제 전망과 관련, '브이(V)'자나 '유(U)자 회복과 같은 의견이 제시됐으나 현재 이코노미스트(경제 전문가)들은 코로나19발 경기 침체기는 과거의 침체 양상과는 상당히 달라 종전과 같은 설명으로 경기를 전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직 불확실성이 상당한 까닭에 지금 시장에 내재된 경기 회복 기대감은 과도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선거를 놓고 우려가 제기된다. 선라이즈 캐피털파트너스의 크리스토퍼 스탠턴 최고투자책임자는 올해 11월 3일 미국 대선이 시장 흐름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정부나 중앙은행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투자자 다수는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이 당선되면 법인세가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식 시장과 관련해서는 애플과 아마존닷컴, 구글 모기업 알파벳, 페이스북 등 대형 기술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쏠림 현상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크다. 지난주 후반 대형 기술주의 약세는 미국 주가지수 전반을 끌어내리는 요인이 됐다.
크로스마크 글로벌인베스트먼츠의 빅토리아 페르난데스 수석 시장 전략가는 포트폴리오에서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처럼 주가가 급등한 일부 대형 기술주의 비중을 줄였다고 전했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