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 금융 당국 "도이치뱅크, 계좌 거래 감독하지 못했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로 수감됐다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미국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거래한 독일 대형은행이 뉴욕주 금융 당국으로부터 벌금을 물게 됐다.
독일 도이체방크의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 뉴욕주 금융서비스국은 도이치뱅크가 엡스타인의 계좌 거래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 했다며 이날 1억5000만달러(한화 약 1800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도이치뱅크도 잘못을 인정하고 당국의 벌금 부과에 합의했다.
도이치뱅크는 엡스타인의 범죄 이력을 조사,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백만달러에 달하는 규모의 거래 수백건을 처리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는 뉴욕 은행법 "중대한 규칙 위반"이라는 설명이다.
엡스타인은 지난해 7월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로 체포되기 훨씬 이전에 한 사건으로 플로리다주에서 성범죄자로 등록된 상태였는데 도이체방크가 이를 확인하지 않고 거래를 지속했다는 것이다. 또 엡스타인은 약 4년에 걸쳐 "총 80만달러 이상의 수상한 현금 인출을 주기적으로"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당국은 밝혔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 엡스타인은 2002~2005년 자신의 뉴욕과 플로리다 자택에서 20명이 넘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착취, 성매매한 혐의로 지난해 7월 붙잡혀 수감 중 그 해 9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2일 엡스타인의 전 여자친구인 길레인 맥스웰은 엡스타인을 위해 미성년 소녀들을 모집하고 성범죄 공모와 위증 등 6개 혐의로 뉴욕 남부지검에 기소됐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