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무리한 수사로 경영 활동에 큰 지장 초래 주장
검찰 수사심의위 신뢰성 강조..."검찰개혁 동력 잃을 수도"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경제·법학계와 시민사회가 나서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을 무리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 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한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의 결정 역시 검찰이 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와 자유경제포럼, 자유언론국민연합, 지배구조포럼은 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수사심의위원회의 결정 어떻게 볼 것인가' 긴급토론회를 개최했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수사심의위원회의 결정 어떻게 볼 것인가' 긴급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구윤모 기자] 2020.07.01 iamkym@newspim.com |
이날 토론회의 발제를 맡은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검찰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불법승계 혐의' 한 건을 ▲뇌물공여혐의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혐의 및 외부감사법 위반혐의(회계부정)으로 나눠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뇌물공여 사건이 마무리될 즈음에서야 뒤늦게 피의자를 조사하고 기소하겠다는 것"이라며 "하나의 사건으로 4~5년씩이나 계속 수사를 끌어 기업인의 경영 활동에 큰 지장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최 교수는 삼성물산 시세조종 혐의 역시 불가능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호주 로이힐 철광 개발사업 포기는 경영자의 경영실패에 따른 주가하락이지 주가조작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카타르 복합화력발전소 기초공사 수주 공시 지연 행위 역시 제한착수지시서(LNTP)를 받았다고 해서 본계약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불법적인 행위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수사심의위는 변호사 등 법률가도 여럿 참여했고 회계전문가도 참석했다"며 "압도적 다수가 불기소 판단을 했는데도 스스로 만든 제도를 걷어찬다면 자존심이 아니라 (검찰의)아집"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토론자로 나선 김정호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불법성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합병 과정은 양 회사의 이사회와 주주총회의 의결을 거쳤으니 합법성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합병비율에서 삼성물산이 불리했다면 주총에서 주주들 70%가 합병을 찬성 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회계 조작 혐의와 관련해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새로운 회계기준인 국졔회계기준(IFRS)에 맞게 제대로 처리했는데도 감독기관이 부당하게 태클을 걸고 있다고 게 한국회계학회의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미국식 회계기준 GAAP를 사용해왔는데, 노무현 정부 때 IFRS를 택했고 이에 맞게 삼성이 회계 처리를 했다는 설명이다. IFRS는 원칙만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회계작성자가 현실을 반영해 숫자를 적어 넣으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 부회장이 자기 이익을 위해 삼성바이오의 가치를 뻥튀기한 것이 사실이라면 지금 삼성바이오의 가치는 형편없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라며 "검찰은 한국회계학회를 비롯한 회계 전문가들의 판단에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심의위 권고를 검찰이 받아들이는 것이 이번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개혁의 올바른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검찰이 검찰개혁의 산물인 수사심의위의 권고를 무시하는 결정을 내린다면 어떤 개혁을 시작할 수 있겠나"라며 "수사심의위는 앞서 8차례 권고했고 검찰이 이를 모두 수용해왔던 것을 보더라도 이 제도의 신뢰성은 확보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7년부터 삼성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와 처벌이 진행돼왔고, 국민들은 검찰권력이 특정기업 때리기 수준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에 우려하고 있다"며 "이참에 수사심의위와 같은 민주적이고 객관적인 제도를 더욱 확대해 권고절차가 아니라 의무적 판정절차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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