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스핌] 남효선 기자 = 신원을 밝히지 않은 광주시민이 대구 동부소방서를 찾아 코로나19 대응에 감사드린다며 150여만원을 기부했다.
20일 대구동부소방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쯤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성이 119구급대 사무실을 열고 "고생 많으십니다"는 말과 함께 흰 봉투 두 개를 놓고 되돌아 나갔다.
당시 소내 근무 중이던 이 모 소방관이 뒤쫒아 나가 남성의 행방을 찾았으나 끝내 찾지 못했다.
광주광역시 거주 익명의 40대 남성이 지난 19일 대구 동부소방서 119구급대 사무실을 찾아 놓고 간 기부금과 손편지글[사진=대구 동부소방서] 2020.06.20 nulcheon@newspim.com |
남성이 남겨 놓은 봉투에는 현금 152만원과 소방대원들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담은 손편지글이 들어 있었다.
편지에는 "저는 빛고을에서 보험설계사 겸 보상 강의를 하는 40대 중년 남자"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항상 시민의 안전을 위해 애쓰시는 소방관님들께 기부합니다"며 "전국의 모든 소방관님들이 수고가 많으시지만 아무래도 초창기 코로나가 창궐한 달구벌 소방관님들께서 더 힘드셨을 것 같은 생각에 이곳에 기부하게 되었습니다"고 적었다.
또 "코로나로 영업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을 대구지역 설계사분들을 위해 강의료를 50% 할인해 드렸고 그렇게 받은 강의료 전액을 소방관님들에게 기부합니다"며 거듭 소방관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모금금액이 152만원으로 많지는 않지만 소방용구가 필요하신 소방관님께 유용하게 사용되길 기원하겠습니다"고 글을 맺었다.
이 남성은 편지글 말미에 '빛고을 보험설계사가 형제도시 달구벌 소방관님들께'라는 추신을 달았다.
소방서 관계자는 "기부자의 소중한 뜻에 따라 기부금을 구급대원들에게 꼭 필요한 소방(구급)용품 구매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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