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G유플러스와 송출수수료 협상 마무리...300억 후반대 추정
황금채널 12번 이동해 실적 상승 기대감 ↑...변수는 과도한 수수료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현대홈쇼핑이 최근 LG유플러스 황금채널인 10번대로 복귀했다.
지난해 말 높은 송출수수료 인상에 반기를 들어 비선호 채널인 20번대로 밀려났던 현대홈쇼핑이 'S급 채널'로 귀환하면서 자연스레 실적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과도한 송출수수료는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상존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최근 IPTV 업체인 LG유플러스와 송출수수료 협상을 마무리 짓고 지난 18일 기존 28번 채널에서 12번으로 이동했다.
현대홈쇼핑 방송화면 캡처. [사진=남라다 기자] 2020.06.19 nrd8120@newspim.com |
앞서 지난해 LG유플러스는 현대홈쇼핑에 송출수수료 30% 인상을 요구해 갈등을 빚은 바 있다. 현대홈쇼핑이 방송통신위원회에 분쟁 조정을 신청했지만 결국 백기를 들고 같은해 12월 28번으로 밀려났다.
최근 현대홈쇼핑이 지상파 방송과 인접한 채널로 이동하면서 홈쇼핑 '빅3'인 롯데·CJ오쇼핑·GS홈쇼핑과의 치열한 경쟁은 불가피해졌다. 이들 업체가 부여받은 채널도 모두 지상파 방송 3사 채널 사이사이에 배치돼 있다.
현대홈쇼핑이 '반격 카드'로 꺼내든 것은 단독 상품이다. 올 하반기에는 홈쇼핑을 대표할 수 있는 스테디셀러 브랜드 확대를 위한 상품 개발에 집중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지난해 '메가 히트'를 기록했던 단독 패션브랜드 'A&D'의 상품 경쟁력을 높여 안방 고객들을 유입시킨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A&D의 지난해 주문 규모는 760억원에 이른다. 이는 당초 목표였던 500억원을 48%나 웃도는 수준이다.
또한 기존에 전개하던 상품 라인업도 늘려 올 하반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채널이 지상파 방송과 인접한 12번으로 이동하면서 고객 유입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부터 스테디셀러 브랜드를 강화해 경쟁력을 높이려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걸림돌은 송출수수료 부담이다. 현대홈쇼핑이 채널을 이동하면서 LG유플러스에 지불한 송출수수료는 300억원 중후반대로 전해졌다. 인상률은 20%가량이다. 지난해 LG유플러스가 현대홈쇼핑에 요구한 금액도 380억원으로 알려졌다.
28번 채널일 때 현대홈쇼핑의 송출수수료는 100억원대였다. 연간 200억원 이상 비용이 더 늘어나기 때문에 경영 운영 측면에서 보더라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337억원)의 대략 60% 이상을 이른바 자릿세로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이는 당장 올해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홈쇼핑 실적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20.06.19 nrd8120@newspim.com |
특히 KT와 SK브로드밴드와의 협상도 아직 남아 있다. 이들도 20% 안팎의 수수료 인상이 유력한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홈쇼핑 업계에서는 홈쇼핑 1개사가 지불하고 있는 송출수수료를 대략 2000억~3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도 변수다. 올해 초 국내에서 발병한 코로나19로 언택트(untact, 비대면) 소비문화가 확산하면서 안방에서 시청하는 TV홈쇼핑의 특성상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올해 1분기 현대홈쇼핑의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후퇴했다. 실제 올 1분기 현대홈쇼핑의 매출은 별도 기준으로 2560억원으로 약간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5% 줄어든 337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TV홈쇼핑의 시장점유율(별도 기준 매출 기준)도 작년 1분기 65.14%에서 63.27%로 1년 사이 2%가량 내려앉았다.
시장에서는 이번 송출수수료 인상이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차재현 DB금융증권 연구원은 "송출수수료 상승 등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2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8% 감소해 455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부정 평가했다.
nrd81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