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도 최고지도자 오르기 전 군대 통솔한 전례 있어"
"김정은·여정 사이 권력 동반자 관계가 더욱 가시화된 것"
[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 =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오빠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 없이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를 지시하고 특사를 거절하는 등 종횡무진 독자 행보에 나서자, 국내외 북한 전문가들은 김여정의 역할이 북한 지도체제 내에서 잠재적인 대체 권력자로 지위가 높아졌으며 추가 도발이 가능한 상황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CNBC뉴스는 18일(미국 현지시간)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이 김정은의 유일한 여동생으로, 탄탄해진 권력과 혈통을 기반으로 김정은을 대체할 잠재적 후보로 떠올랐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보도했다.
2018년 2월 9일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맞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남한을 방문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사진=뉴스핌DB] |
보도에 의하면 존박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연구원은 "김여정에게서 굵직한 발언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이는 그녀의 역할이 단지 북한 지도자의 여동생으로서 의례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글로벌 위기 컨설팅 업체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Verisk Maplecroft)의 미하 흐리버니크(Miha Hribernik)아시아 책임자는 "김정은의 완전한 부재는 특히 중요하다"며 "김여정이 남한에 대한 비난과 비판을 주도함으로써 한 단계 더 오를 토대를 마련한 거로 본다"고 말했다.
흐리버니크 책임자는 이미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2011년 국방위원장으로 취임하기 전에 군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2010년 연평도 포격을 주도했던 전례가 있음을 환기했다.
앞서 존 박 연구원은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본질적으로 동생과 맺은 파트너십의 반영"이라며 "두 사람 사이의 이런 권력 동반자 관계가 더욱 가시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여정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됐는데, 김일성 가문 중에서는 처음으로 남한에 발을 디뎠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주석 등과 북한의 정상회담에 김 위원장이 동행했다.
이성윤 터프츠대 플레처 국제대학원 교수는 "김여정은 몇 년 동안 북한에서 사실상 2인자였지만, 지난 3월부터 스스로 존재감을 내세우기 시작했다"며, "3월 청와대를 조롱하는 서한을 자신의 이름으로 서한을 보내고, 6월 남북공동사무소 폭파를 지시하는 등 자신이 책임자이자 냉혹한 지도자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브루킹스연구소 동아시아정책연구센터의 박정 SK-KF(한국국제교류재단) 한국 석좌는 "김여정이 남한을 위협하기 위해 '메가폰'을 잡은 것은 흥미롭지만, 또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만약 이것이 김여정의 이력에서 비어있는 군 관련 자격을 주기 위한 것이라면, 우리는 추가 도발 행위를 보게 될 것이고, 이것은 위기가 돼 군사적 충돌로 끝나게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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