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통일전선부 대변인 담화문 발표
"삐라 묵인 韓 정부에 분노 느껴"
김여정 '삐라 경고' 이은 후속조치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은 5일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삐라) 살포와 남한 정부의 '소극적' 대응을 비난하면서 남북 간 '365일 소통창구'인 개성공업지구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폐쇄하겠다고 발표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에 따르면 북한 통일전선부 대변인은 이날 '적은 역시 적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는 제목의 담화문을 통해 "지금 우리 인민들은 탈북자 쓰레기들이 저지르고 있는 반(反)공화국 삐라 살포 행위와 이를 묵인하고 있는 남조선 당국의 처사에 치솟는 분노와 혐오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전선부 대변인은 또한 지난 4일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의 '대북전단 경고문' 담화문을 언급하며 "그 속에 담긴 의미를 깨닫지 못했다면 암매한 천치들"이라며 "알면서도 딴전을 부리는 것이라면 천하의 비열한 것들이라 해야 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비열한 것들"이라는 저속한 표현을 사용하면서 사실상 문재인 정부에 대한 가감 없는 감정적 분노를 표출하는 한편 대북전단 살포를 즉각 차단하라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사진=뉴스핌 DB] |
대변인은 특히 "김 제1부부장은 5일 대남사업부문에서 담화문에 지적한 내용들을 실무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검토사업에 착수할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김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담화문에서 탈북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며 '똥개', '쓰레기', '바보' 등의 원색적인 표현으로 탈북민을 비난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제 1부부장은 또한 금강산관광 폐지를 비롯해 ▲개성공단 철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 ▲남북군사합의 파기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통일전선부 대변인은 "남조선에서 공개적으로 반공화국 삐라를 날려 보낸 것이 5월 31일이지만 그전부터 남측의 더러운 오물들이 날아오는 것을 계속 수거하며 피로에 시달려오던 우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적은 역시 적이라는 결론을 더욱 확고히 내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남쪽으로부터의 온갖 도발을 근원적으로 제거하고 남측과의 일체 접촉 공간들을 완전 격폐하고 없애버리기 위한 결정적 조치들을 오래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첫 순서로 할 일도 없이 개성공업지구에 틀고 앉아있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부터 결단코 철폐할 것"이라며 "이미 시사한 여러가지 조치들도 따라 세울 것"이라고 위협했다.
탈북자 단체가 대북전단을 살포하고 있다. [사진=채널A 방송 캡처] |
통일전선부 대변인은 통일부의 '대북전단 제한법' 발표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이제야 삐라 살포를 막을 법안을 검토 중이라고 이전보다는 어느 정도 진화된 수법으로 고단수의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결국 그런 법안도 없이 군사분계지역에서 서로 일체 적대행위를 중단하자는 군사분야합의서에 얼렁뚱땅 서명했다는 소리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쪽에서 법안이 채택돼 실행될 때까지 우리도 접경지역에서 남측이 골머리가 아파할 일판을 벌려도 할 말이 없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도 남측이 몹시 피로해할 일판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제 시달리게 해주려고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벌어지고 있는 사태를 직시하면서 대결의 악순환 속에 갈 데까지 가보자는 것이 우리의 결심"이라며 "우리가 선택한 길은 언제나 곧바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든 탑을 제 손으로 무너뜨리겠다며 그렇게도 악몽을 현실로 만들고 싶어 몸살을 앓는데 굳이 말릴 필요가 있겠는가"라며 "어차피 날려 보낼 것, 깨버릴 것은 빨리 없애버리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