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 트럼프 '해고해 영광' 조롱에 "해고한 적 없다"
공화당 온건파 의원 "트럼프 지지하는 것 힘들다"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존 켈리 전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이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트 대통령의 '흑인 사망' 시위 대응 방식을 비판한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을 적극 두둔하고 나섰다.
이날 켈리 전 실장은 워싱턴포스트(WP)에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시위 대응 방식을 비판한 매티스 전 장관에 대해 '해고해서 영광'이라고 조롱한 것과 관련, "대통령은 그를 해고하지 않았다. 그는 그(매티스 전 장관)의 사임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사진=로이터 뉴스핌] |
켈리 전 실장은 또 "대통령은 실제로 어떻게 그런 일(매티스 장관의 사임)이 일어났는지 분명히 잊어버렸을 것"이라고 했다. 켈리 전 실장은 트럼프 행정부 초기 당시 백악관의 '군기 반장'으로 불리며 매티스 전 장관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 주변에 몇 안 되는 어른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매티스 전 장관은 전날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인들을 통합하려 하지 않는 내 생애 첫 대통령"이라며 "(그는) 시도 흉내조차 내지도 않는다"고 비판했다.
매티스 전 장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방화와 약탈 등 폭력 사태로 번진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연방군 투입 가능성을 거론한 것에 대해서는 "우리의 대응을 군사화하는 것은 군과 민간 사회 사이에 잘못된 갈등을 일으킨다"며 반대했다.
매티스 전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초대 국방장관으로 지내다가 2018년 12월 트럼프 대통령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방침에 반발해 사임했다. 켈리 전 실장도 같은 해 12월 백악관을 떠났다.
매티스 전 장관의 성명이 공개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트위터에 "아마도 버락 오바마(전 미국 대통령)와 나의 유일한 공통점은 세계에서 가장 과대평가된 장군인 제임스 매티스를 해고하는 영광을 누렸다는 점일 것"이라고 조롱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의 '리더십' 스타일이나 그의 다른 많은 것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다른 많은 사람도 동의한다"며, "그가 없어진 것이 기쁘다"고 했다.
매티스 전 장관의 성명에 발끈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도 미국 정치권에서 매티스 전 장관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공화당 온건파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이 힘겹다'고 밝히는 등 여권에서 반기를 든 인물이 나와 주목됐다.
제임스 매티스 전 미국 국방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리사 머코스키 공화당 상원의원은 "나는 매티스의 발언이 진실되고 정직하며 필요하고,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이 힘겹다고 했다. 코스키 의원은 평소 트럼프 대통령에 적극 지지하는 강경파와 달리 보수 온건파의 목소리를 대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 진압을 위해 연방군을 투입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군부 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전현직 국방장관들이 연방군 투입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전날인 3일 현 미국 국방장관인 마크 에스퍼는 연방군을 동원한 무력 진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마크 밀리 합참의장도 군인들에게 표현의 자유와 평화적 집회의 권리를 부여한 미국 헌법에 맹세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메시지를 내놓는 등 연방군 투입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 밖에 마틴 뎀프시와 마이크 뮬런 등 전 합참의장들도 반대 입장을 내놨다.
군부에서 거물로 통하는 매티스 전 장관의 강도 높은 비판은 더욱 많은 군 인사와 참전용사들이 비판에 동참하도록 고무시킬 수 있다.
리사 머코스키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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