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용 회사채 매입 SPV, 주로 A등급 매입할 듯
채안펀드 지원대상 하한 AA- → A+로 확대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코로나 피해대응 프라이머리 자산담보부증권(P-CBO) 등이 가동됨에도 A등급 회사채는 사각지대였다. 채안펀드는 AA+ 이상 우량 채권을, P-CBO는 투기등급 채권을 주로 지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사각지대 해소에 나서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정부 산업은행 한국은행이 참여하는 특수목적기구(SPV)가 출범하고, 채안펀드도 매입대상을 A+등급으로 확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20일 정부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차 비상경제 중대본 회의에서 회사채·CP 매입 SPV 설립방안에서 회사채 매입범위를 AA~BB등급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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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차 비상경제 중대본 회의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05.20 leehs@newspim.com |
이번 SPV 설립방안은 그간 A등급이 정부 지원대상에서 소외됐다는 지적 속에서 발표됐다. 당국은 회사채 안정을 위해 채권안정펀드을 가동했으나 AA-를 등급하한으로 정하다보니 정작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있는 A~BBB등급은 등한시됐다.
A급 기업들은 대안책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기계(A-/안정적)는 '코로나19 P-CBO' 프로그램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P-CBO는 회사채에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끼고 시장에 묶어 내놓는 간접적 지원책이다.
시장에선 A등급 발행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이달들어 발행된 A급 회사채는 한일홀딩스·대한제당·동아쏘시오홀딩스 뿐이다.
이에 당국이 A등급 구하기에 나섰다. SPV의 매입대상은 AA~BB급 회사채와 A1~A3급 CP·단기사채에 해당한다. 이례적으로 코로나19 사태로 투자등급에서 투기등급으로 하락한 기업 이른바 '추락천사'(fallen angel) 기업까지 포함된 것이다.
이는 앞서 나온 채안펀드 지원대상 확대방침과 더불어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금융위원회는 오는 6월부터 채안펀드 지원대상을 기존 AA-이상 등급에서 A+등급 이상으로 넓히기로 했다.
기업별 지원금액도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SPV 설립방안에 따르면 한 기업은 SPV 전체 지원액의 2%으로 최대 2000억원이다.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A급 개별기업들의 발행잔액은 1000억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적지않은 규모다. 대기업인 LG디스플레이의 발행잔액도 1900억원으로 매입한도에 들어온다. 계열사를 비롯한 기업군은 3%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이에따라 SPV는 최대 50개 기업을 지원해줄 수 있다. 중앙은행으로서 특정 기업을 지원하지 않고 금융시장 안정화를 도모하겠다는 한국은행의 입장이 반영된 셈이다.
다만, 앞으로 구체적 매입 대상 선정이 관건이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교적 높은 등급인 A+급만 매입한다면 시장에 주는 효과가 그닥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A-나 BBB급까지도 포함해서 적극적으로 매입하는 액션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매입대상은 운영위원회를 설립해 심의를 거쳐 결정할 방침이다. SPV 자금 중 80%를 담당하는 한은도 주요 멤버로 참여한다. SPV는 국회가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통과일정에 따라 가동될 예정이다.
lovus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