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진 회장 참고인 신분 소환…삼성물산 주식 매수경위 조사
삼성합병 의혹 수사 막판 속도…이재용 부회장 소환 임박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정몽진 KCC 회장과 이영호 삼성물산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검찰이 연일 삼성그룹 고위임원 소환에 이어 관련자까지 조사하면서 합병 의혹의 정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소환 조사도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이날 정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합병 과정에서 KCC가 삼성물산 주식을 사들인 경위를 물었다.
앞서 제일모직 2대 주주였던 KCC는 지난 2015년 6월 삼성그룹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문제로 대결각을 세우자 삼성물산 주식을 매입하며 '백기사'로 나선 바 있다. 당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의 반대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이 암초를 만나자, 삼성물산이 보유한 자사주를 KCC가 인수하면서 이재용 부회장 측의 우호 지분을 늘렸다.
삼성 서초사옥 /김학선 기자 yooksa@ |
검찰은 당시 KCC가 이 부회장이 최대 주주로 있던 제일모직에 유리한 비율을 만들어 주려 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이들 사이에 거래관계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검찰은 이날 이영호 삼성물산 대표를 불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그룹 차원의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 등을 조사했다.
이 대표는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성물산 최고 재무담당자로 삼성이 추진하던 두 회사 간 합병에 유리하도록 삼성물산 주가를 떨어뜨리기 위해 수주 정보를 뒤늦게 공시하는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지난 25일, 29일에도 검찰에 출석해 첫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번주 들어 삼성그룹 최고위급 임원 소환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날에는 '삼성 2인자'로 불린 최지성 전 삼성전자 부회장(미래전략실장)을 재소환했고, 지난 12일에는 김종중 전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을 소환 조사했다. 또 11일에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합병 과정에 관한 의혹을 조사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와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를 비롯해 승계작업 '윗선'인 최치훈 삼성물산 의장, 장충기 미전실 차장(사장) 등을 줄줄이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조만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소환조사한 뒤 최종적으로 처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