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번주 이재용 부회장 소환 전망…1년 6개월 수사 막바지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 분식회계에서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의혹으로 번진 수사가 1년 반 만에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주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을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이 부회장 측과 출석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의 검찰 출석은 이번주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삼성 수사는 당초 2018년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고의 분식회계로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증선위는 2015년 삼성바이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사에서 관계사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면서 가치를 부풀리기 위해 4조5000억원 상당의 분식회계를 했다고 봤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이번 대국민 사과는 앞서 지난 2월 출범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삼성 최고 경영진에게 최우선으로 요구되는 준법의제로 Δ경영권 승계 Δ노동 Δ시민사회 소통 등을 언급하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강구해 이 부회장이 국민들 앞에서 발표하라고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2020.05.06 dlsgur9757@newspim.com |
검찰은 그 배경에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이 있다고 판단하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일모직의 자회사였는데,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의 최대주주였다. 두 계열사의 가치를 부풀려야 삼성물산-제일모직 간 합병 국면에서 이 부회장의 지분 취득이 용이해지는 구조였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되면서 단숨에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 합병으로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의 2대주주가 됐고,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는 한층 용이해졌다.
하지만 검찰은 삼성바이오와 에피스에서 분식회계를 가리기 위한 대규모 증거인멸 범죄에 대해서만 기소해 1심 판결만을 받은 상태다. 이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삼성 고위 임원들은 모두 실형을 선고 받았지만 검찰은 본안에 대해서는 아직 기소하지 않았다.
검찰은 그동안 실무진인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와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를 비롯해 승계작업 '윗선'인 이영호 삼성물산 대표 최치훈 삼성물산 의장, 최지성 옛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미전실 차장(사장)과 김종중 전략팀장(사장) 등도 줄줄이 소환조사를 받았다. 사실상 당사자인 이 부회장 소환 조사만 남은 셈이다. 검찰은 이날도 삼성바이오 상장 당시 주관사였던 한국투자증권의 유상호 부회장을 소환하는 등 이 부회장 조사 전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다만 검찰은 이 부회장을 공개 소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형사사건 공개금지 조항을 법무부 훈령으로 제정해 사실상 포토라인과 사전 일정 공개가 원천 차단됐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르면 이주, 늦어도 다음주까지는 이 부회장을 소환조사한 뒤 최종적으로 처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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