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스트레스 테스트 위험상황 상회하는 충격"
"안전망 관련 논의과정 예의주시"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 속 남유럽 국가들의 부도 위험이 크게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태 종식 후에도 남유럽을 비롯한 유로지역의 금융여건 회복은 어려울 전망이다.
17일 한국은행은 '해외경제포커스'를 통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로지역 재정 금융 리스크 점검에 나섰다.
[자료=한국은행] |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유로지역에선 남유럽을 중심으로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로지역의 기초재정지수 비율은 작년 0.9%에서 올해 -7.1%로 8%p 하락했다. 정부 부채 비율은 86.4%에서 102%로 15.6%p 올랐다.
보고서는 "단기간내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면서도 "일부 남유럽 국가는 부도위험이 높고 신용등급도 투자 등급 하한에 근접해 지속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부도위험 수준을 나타내는 CDS스프레드는 올해 들어 남유럽 중심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신용도가 낮아 위험부담이 클수록 이 수치가 올라간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CDS 스프레드(5년물)는 지난 7일 기준 237bp, 125bp로 1월말에 비해 큰 폭 상승했다. 아직은 2012년 유로존 재정위기 당시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보고서는 "금리 차별화로 재정취약국의 조달비용은 크게 오를 경우 정부부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재부각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보고서는 "이탈리아와 포르투갈의 국가신용등급은 투자등급 하한에 근접해 향후 국채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전했다. 투기등급으로 강등되면 중앙은행이나 대형 기관들이 해당 국가의 국채를 매입할 수 없거나 보유 비중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급매물이 시장에 대량으로 나올 수 있는 탓이다.
사태 이후에도 남유럽 국가들의 금융여건 회복은 난망된다. 보고서는 "코로나19 확산은 기존 스트레스 테스트의 위험상황을 상회하는 충격"이라며 "손실에 대비한 자본확충 필요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더욱이 주변국으로의 전이가능성은 유로지역의 금융리스크를 높이는 요인이다. 보고서는 "주요국 은행들간 상호 익스포져가 커서 한 국가의 손실이 다른 나라 은행들에 연쇄적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향후 유로지역의 경제적 리스크 심화가능성을 낙관하기 어렵다"며 "유사시 대응할 수 있는 안전망에 대한 논의과정을 예의주시할 필요 있다"고 밝혔다. 유로지역은 위기시 ESM, ECB, IMF를 통해 지원받을 수 있다.
lovus23@newspim.com